최근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흥미로운 투자 경고 메시지를 바탕으로, 해외 주식에 열광하는 ‘서학개미’들이 왜 지금 분산투자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미국 주식시장이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한국은행 국제국 해외투자분석팀의 이재민 과장과 장예진 조사역이 2025년 3월 26일 한은 블로그에 올린 ‘서학개미, 이제는 분산투자가 필요할 때’라는 글을 통해 과도한 특정 종목 편중의 위험성을 지적했는데요. 이 글을 중심으로 현재 서학개미들의 투자 트렌드와 그에 따른 리스크를 살펴보고, 분산투자의 필요성을 설득력 있게 풀어보겠습니다.
서학개미, 해외 주식 열풍의 주역
‘서학개미’라는 용어는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을 뜻하는 말로, 특히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격히 늘어난 투자 열기를 상징합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개인투자자의 해외 주식 투자 잔액은 2019년 말 152억 달러(약 22조 2634억 원)에서 2023년 말 1161억 달러(약 170조 517억 원)로 무려 7.6배나 증가했습니다. 이는 불과 5년 만에 폭발적으로 성장한 수치로, 특히 미국 주식에 대한 집중도가 두드러졌습니다. 2019년 말 미국 주식 비중이 58.2%였던 것이 2023년 말에는 88.5%, 최근에는 90.4%까지 치솟았죠.
출처 : 조선일보
이런 성장의 중심에는 소위 ‘매그니피센트 7(M7)’이라 불리는 미국 대형 기술주들이 있습니다. M7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아마존 ▲구글(알파벳) ▲메타 ▲테슬라로 구성된 7개 첨단 기술 기업으로, 2023년 이후 S&P500 지수의 상승을 주도해왔습니다. 이들 종목은 높은 성장성과 혁신성으로 투자자들의 사랑을 받았고, 국내 개인 투자자들도 예외는 아니었죠. 한국예탁결제원 기준으로, 2025년 3월 18일까지 투자 잔액 상위 50위 종목은 717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잔액의 약 70%를 차지했고, 이 중 미국 상장 종목 비중은 96.5%에 달했습니다.
투자 상위 종목: M7과 레버리지 ETF의 독주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개인 투자자의 상위 10위 종목은 M7 종목 대다수와 나스닥100,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일반 ETF 및 레버리지 ETF로 채워져 있습니다. 3월 18일 기준 이들 종목의 투자 잔액은 454억 달러로, 전체 투자액의 43.2%를 차지했죠. 특히 테슬라, 엔비디아, 애플 같은 개별 종목과 함께 TQQQ(나스닥100 3배 레버리지 ETF) 같은 고위험 상품이 상위권에 포진해 있습니다. 이는 서학개미들이 단순히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기보다는 단기간에 큰 수익을 노리는 리스크 추구 성향을 강하게 보이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레버리지 ETF는 추종 지수의 수익률을 2배, 3배로 증폭시키는 상품으로, 예를 들어 TQQQ는 나스닥100 지수가 1% 오르면 3% 수익을, 반대로 1% 내리면 3% 손실을 봅니다. 인버스 ETF는 지수가 하락할 때 수익을 내는 구조로, 이들 역시 변동성이 크죠. 한국은행은 “레버리지 ETF와 인버스 ETF를 포함해 7개 종목이 상위 50위에 포함됐고, 일부 종목의 개인 투자자 지분율은 40%를 넘었다”며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타국에 비해 과도한 리스크를 감수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과도한 편중이 가져오는 위험
이런 투자 행태는 시장이 상승할 때는 큰 수익을 안겨줄 수 있지만, 하방 리스크에 매우 취약합니다. 실제로 2022년 미국이 금리를 급격히 인상하며 주식시장이 흔들렸을 때, 서학개미들은 S&P500 지수 하락폭(-19.4%)보다 두 배 가까운 평균 -35%의 손실을 겪었습니다. 특히 M7 종목 중 테슬라는 연중 -65%라는 큰 낙폭을 기록했고, 다른 종목들도 -17%에서 -65% 사이로 지수보다 더 큰 손실을 보였죠. 당시 개인 투자자들은 M7과 레버리지 ETF에 투자를 집중했기 때문에 손실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국은행은 손실 회복 기간을 계산하며 더욱 충격적인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만약 2022년처럼 연간 -40%의 평가 손실을 입은 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S&P500 지수 추종 ETF에 투자해 원금을 회복하려면 최소 8.6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이는 해당 ETF가 보유 기간 동안 연평균 5~6%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유지한다는 낙관적인 가정 아래서나 가능한 수치입니다. 현실적으로 시장 변동성과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죠.
왜 분산투자가 필요할까?
이재민 과장은 “한 번 큰 손실을 입으면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안정적인 투자 이익을 얻으려면 M7이나 레버리지 ETF 같은 일부 종목에 과도하게 몰리는 것을 줄이고, 위험을 분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분산투자는 특정 자산이나 시장에 집중된 리스크를 줄이고, 포트폴리오 전체의 안정성을 높이는 전략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 주식뿐 아니라 유럽, 아시아 등 다른 지역 주식이나 채권, 원자재 같은 다양한 자산군에 투자하면 한 시장이 흔들려도 다른 자산이 손실을 상쇄해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미국 시장에 대한 일부 전문가들의 전망은 부정적입니다.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과 기술주 거품 가능성을 경고하며, S&P500의 주당순이익(EPS)이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정책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서학개미들이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이런 환경에서는 변동성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죠.
분산투자 실천법: 어떻게 시작할까?
그렇다면 서학개미들은 어떻게 분산투자를 시작할 수 있을까요? 몇 가지 실질적인 방법을 제안해볼게요.
안정과 수익,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서학개미 여러분, 해외 주식 투자는 분명 매력적인 기회입니다. 하지만 한 번의 큰 손실이 장기적인 투자 계획을 망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M7과 레버리지 ETF에 몰린 자산을 조금씩 분산하며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면,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성장할 수 있을 거예요. 한국은행의 이번 경고는 단순한 조언이 아니라, 지금이 투자 전략을 재점검할 적기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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