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베네수엘라의 연료난과 근로 시간 단축, 그리고 트럼프의 2차 관세까지

머니 스토리

by 인앤건LOVE 2025. 3. 31. 12:10

본문

오늘은 남미의 석유 부국 베네수엘라가 겪고 있는 고질적인 연료난과 그로 인한 극단적인 정책,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트럼프의 2차 관세라는 변수까지 다뤄보려고 합니다. 원유 매장량 세계 1위라는 타이틀을 가진 나라가 왜 이렇게 연료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지, 그리고 그 여파가 국민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연료난의 심화와 근로 시간 단축

베네수엘라 정부가 최근 공공기관의 주간 법정 근로 시간을 13시간 30분으로 대폭 줄였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구체적으로, 근무 시간은 오전 8시부터 낮 12시 30분까지로 조정되고, 법정 근무일도 주 3일로 축소되었어요. 이는 일주일 총 근무 시간이 13시간 30분에 불과하다는 뜻인데요, 놀랍게도 정부는 이를 "기후 위기로 인한 전 세계적 기온 상승"을 이유로 내세웠습니다. 전등 대신 자연광을 활용하고, 에어컨 온도를 높이며, 사용하지 않는 전자기기 전원을 끄라는 세부 지침까지 포함된 이번 조치는 환경 보호라는 명분을 앞세우고 있죠.

하지만 현지 매체 엘나시오날로이터통신의 보도를 종합해보면, 이 조치의 진짜 배경은 기후 위기보다는 연료 부족과 그로 인한 잦은 정전 사태로 보입니다. 베네수엘라는 특히 여름철인 7~8월에 전력 소비가 급증하면서 전국적으로 정전이 빈발해왔어요. 2019년에는 대규모 블랙아웃으로 학교가 일주일 가까이 문을 닫고 대중교통이 멈춘 적도 있었고, 지난해에도 비슷한 사태가 반복됐죠. 당시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는 "외부 세력의 파괴 공작" 때문이라고 주장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따로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석유 부국이 연료난에 시달리는 이유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자랑하며 한때 경제를 석유 수출로 떠받쳤던 나라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정작 자국 내 발전소를 돌릴 연료조차 부족한 상황이에요.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됩니다.

첫째, 국영 석유회사 PDVSA(Petroleos de Venezuela, S.A)의 부실 경영과 시설 노후화입니다. 과거 우고 차베스 정권 시절부터 석유 산업을 국유화하며 복지 정책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지만, 정작 생산 시설 유지보수와 투자에는 소홀했어요. 그 결과, 한때 하루 350만 배럴에 달하던 원유 생산량이 현재는 100만 배럴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2024년 기준으로 OPEC 보고서에 따르면 하루 평균 83만 배럴을 생산 중인데, 이는 10년 전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치죠.

둘째, 미국의 경제 제재입니다. 마두로 정권에 대한 압박으로 시작된 제재는 PDVSA와의 거래를 제한하며 원유를 휘발유나 경유로 정제하는 데 필요한 화학 성분(예: 컨덴세이트) 수입을 차단했어요. 이로 인해 정제 능력이 떨어지면서 연료 부족이 심화됐고, 주민들은 '기름 찾아 삼만리'라는 표현처럼 주유소마다 긴 줄을 서는 풍경이 일상이 됐습니다.

셋째, 내부 비효율성과 부패입니다. PDVSA는 방만한 운영과 부패로 자금난에 시달리며, 설비 개선이나 신규 투자에 쓸 돈이 부족해졌어요. 심지어 발전소 연료 공급마저 제대로 못 하면서 정전 사태가 반복되고 있는 거죠. 2019~2021년에는 정전으로 병원에서 233명의 환자가 사망했다는 국가 보고서도 있을 만큼, 이 문제는 국민 생존과 직결된 위기로 번졌습니다.


전력 소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

이번 근로 시간 단축은 전력 소비를 최소화하려는 베네수엘라 정부의 절박한 대응으로 해석됩니다. 여름철 전력 수요 급증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공공기관 운영 시간을 줄이고, 자연광과 같은 대체 자원을 활용하라는 지침은 그만큼 전력 사정이 열악하다는 반증이에요. 과거 2019년 블랙아웃 사태 이후 정부는 전력 배급제를 도입해 지역별로 하루 3시간씩 순차적으로 전기를 끊기도 했는데, 이번 조치는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죠.

하지만 이런 단기적인 땜질 처방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연료 부족은 단순히 전력 문제에 그치지 않고, 교통, 물류, 의료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예를 들어, 휘발유 부족으로 주유소 앞에 차량 행렬이 수 킬로미터씩 늘어서는 모습은 이미 베네수엘라의 상징적인 풍경이 됐죠.


트럼프의 2차 관세: 설상가상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베네수엘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2차 관세'(Secondary Tariff)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습니다. 트럼프는 지난 3월 24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베네수엘라에서 석유나 가스를 수입하는 모든 국가는 미국과의 교역에서 25% 관세를 내야 한다"고 밝히며, 이를 4월 2일부터 시행한다고 했어요. 그는 "베네수엘라가 범죄자들을 미국으로 위장 송환했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이는 마두로 정권에 대한 추가 압박과 에너지 시장 통제를 노린 조치로 풀이됩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해 하루 66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했다고 컨설팅 업체 케플러가 추정했는데, 주요 수입국은 중국, 인도, 쿠바 등이에요. 이들 국가가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부담을 지게 되면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을 줄일 가능성이 크고, 이는 베네수엘라 경제에 또 다른 타격을 줄 전망입니다. 이미 미국 제재로 석유 수출이 줄어든 상황에서 2차 관세까지 겹치면 외화 수입이 더 쪼그라들 수밖에 없죠.


베네수엘라 국민의 현실

연료난과 정전, 경제 제재로 고통받는 건 결국 베네수엘라 국민들입니다. 주유소마다 긴 줄을 서고, 전기가 끊겨 물조차 구하기 어려운 일상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 됐어요. 2019년 대규모 정전 때는 카라카스 시민들이 하수관에서 물을 퍼가는 모습이 외신에 보도되기도 했죠. 경제난은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이어져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국민 평균 체중이 11kg이나 줄었다는 조사 결과도 있을 만큼 생존 자체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마두로 정부는 이런 위기를 외부 탓으로 돌리며 버티고 있지만, 내부 개혁 없이는 상황이 나아질 가능성은 낮아 보여요. PDVSA의 생산 능력을 회복하고, 국제 사회와 협력해 제재를 완화하며, 부패를 줄이는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그럴 여력이 없어 보입니다.


앞으로의 전망과 우리의 시선

베네수엘라의 연료난과 근로 시간 단축은 단기적인 생존 전략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어요. 트럼프의 2차 관세가 시행되면 경제적 압박은 더 커질 테고, 국민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때 석유로 호황을 누리던 나라가 이렇게 몰락한 모습은 자원 의존 경제의 취약성과 정치적 실패가 얼마나 큰 파괴력을 가지는지 보여줍니다.

우리는 베네수엘라 사태를 보며 자원 관리와 지속 가능한 경제 정책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동시에, 국제 사회가 제재와 압박만이 아니라 인도주의적 지원과 협력을 통해 이 나라를 돕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요?

728x90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