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자동차 가격이 또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기억나세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2022년, 차량용 반도체 부족과 글로벌 공급망 병목으로 신차 생산이 멈추면서 자동차 가격이 하늘을 찔렀던 때가 있었죠. 당시 국내 소비자들은 신차를 받기 위해 1년 넘게 대기표를 들고 기다렸고, 급한 사람들은 중고차 시장으로 몰리며 중고차 가격까지 폭등했어요. 그 여파로 물가가 들썩였고,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에도 한몫을 했습니다. 그런데 2025년, 이번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차·부품 관세 정책이 새로운 ‘카플레이션(자동차+인플레이션)’의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자동차 가격 상승이 현실화되면서 중고차 시장과 물가, Fed의 금리 정책까지 연쇄 반응을 일으키고 있어요. 이 복잡한 상황을 하나씩 풀어보며,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아보겠습니다.
트럼프의 관세 폭탄, 자동차 가격에 직격탄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3월 26일, 수입차와 자동차 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정책은 4월 2일부터 본격 시행되며, 관세 대상은 승용차, SUV, 경트럭 등과 엔진, 변속기 같은 핵심 부품을 포함해요. 발표 하루 만에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가 발 빠르게 반응했죠. 페라리는 27일 “4월 2일부터 미국 수출 모델 가격을 최대 10% 인상한다”고 밝혔습니다. 모든 차량을 이탈리아에서 생산하는 페라리는 25% 관세를 고스란히 맞는데, 이를 소비자 가격에 일부 전가하며 영업이익 마진이 0.5%포인트 줄어들 수 있다고 했어요.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미국 고소득층은 이런 인상을 감당할 가능성이 높다”며 페라리가 가격 인상의 신호탄을 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해요. 번스타인은 미국 신차 평균 가격이 대당 6250달러(약 910만원)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어요. 이는 트럼프가 예상한 연간 1000억 달러 관세 세수를 2024년 판매량 1600만 대로 나눈 수치죠. 골드만삭스는 더 구체적으로, 수입차는 5000~1만5000달러, 국산차도 부품 관세로 최대 8000달러 상승할 가능성을 점쳤습니다. 현재 미국 신차 평균 가격이 4만8000달러인데, 관세가 현실화되면 5만~6만 달러 선으로 훌쩍 뛸 수 있다는 거예요. 특히 중저가 차량이 타격을 받을 전망이에요.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미국에서 3만 달러 미만 차량 20종 중 절반 이상이 관세 대상이고, 소형 SUV와 크로스오버는 거의 전부 외국산이죠. 한국산 현대차 베뉴나 쉐보레 트랙스, 트레일블레이저 같은 모델은 판매 감소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코로나19 때와 닮은꼴, 중고차 시장과 소비자 반응
이 상황, 코로나19 때와 비슷하지 않나요? 당시 반도체 수급난으로 신차 공급이 끊기자 중고차 시장이 과열됐었죠. 지금도 신차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들이 중고차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커요. 문제는 중고차 재고가 이미 제한적이라는 점이에요. 신차 가격 상승이 중고차 수요를 늘리면 가격도 덩달아 뛸 수밖에 없죠. 2021~2022년처럼 중고차 가격이 신차 수준으로 치솟는 사태가 재현될지도 모릅니다. 당시 미국에선 중고차 가격이 50% 이상 급등하며 소비자 부담을 키웠고, 이번 관세로 비슷한 패턴이 반복될 가능성이 커 보여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줄어드는 셈이에요. 신차를 사자니 가격이 부담스럽고, 중고차를 사자니 공급 부족으로 비싸질 테니 말이죠. 특히 중저가 차량을 찾는 중산층과 저소득층이 큰 타격을 받을 거예요. 에린 키팅 콕스오토모티브 애널리스트는 “저렴한 차량을 찾는 소비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라며, “이미 차량 가격이 높은 상황에서 관세가 더해지면 구매 자체를 포기하는 사람도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어요.
물가와 Fed 금리 정책에 미치는 파장
자동차 가격 상승은 단순히 차량 구매 비용 증가로 끝나지 않아요. 물가 지표에도 큰 영향을 미치죠. 자동차(신차·중고차·부품) 판매는 미국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에서 10% 비중을 차지합니다. 근원 PCE는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물가 지표로, Fed가 인플레이션 목표치(2%)를 관리할 때 주로 참고해요. 웰스파고는 이번 관세가 모두 시행되면 근원 PCE 상승률이 2025년 1월 2.6%에서 연말 2.8%로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어요. 0.2%포인트 차이지만, Fed가 물가를 엄격히 통제하려는 상황에선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죠.
Fed 내부에서도 관세의 인플레이션 영향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요.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27일 “관세가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며 “지금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하는 게 맞다”고 했고,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2차 파급효과로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수 있다”며 금리 동결 가능성을 시사했어요. 이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이 과거 “관세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면 무시할 수 있다”던 입장과 달리, 이번 사태를 더 심각하게 보는 분위기예요. 월가에서도 “2025년 금리 인하는 물 건너갔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브라이언 모이니한 뱅크오브아메리카 CEO는 “차량 가격 상승으로 구매가 줄고, 인플레이션이 끈적해지면 Fed가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죠.
출처 : 국민일보
글로벌 공급망과 자동차 산업의 고민
트럼프는 관세가 미국 내 제조업을 부흥시킬 거라고 주장하지만, 현실은 그리 간단치 않아요. 미국 자동차 산업은 북미(미국·멕시코·캐나다) 공급망에 크게 의존합니다. 예를 들어,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부품은 미국 조립 차량의 40~60%를 차지해요. 관세로 부품 가격이 오르면 국산차도 덩달아 비싸질 수밖에 없죠. 게다가 새 공장을 미국에 짓는 데는 최소 3~5년이 걸리니, 단기적으로 생산을 늘리긴 어렵습니다. 오히려 자동차 업체들은 비용 상승과 판매 감소를 걱정하며 긴장하고 있어요.
글로벌 반발도 심해지고 있어요. 캐나다 마크 카니 총리는 “직접적인 공격”이라며 보복 관세를 검토 중이고, 유럽연합과 일본도 대응 조치를 예고했어요. 이런 무역 전쟁은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전 세계 공급망에 혼란을 더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 자동차 업체들도 예외는 아니에요.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현지 공장을 운영하지만, 일부 모델(베뉴, 코나 등)은 한국에서 수입되니 관세 영향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소비자와 우리의 대응은?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동차 구매를 고려 중이라면 관세 시행 전(4월 2일 이전)에 움직이는 게 나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딜러 재고가 이미 줄어드는 상황이라 서두른다고 원하는 차를 구하기 쉽지 않을 수도 있죠. 중고차를 노리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가격 상승 가능성을 감안해야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자동차 의존도를 줄이고 대중교통이나 카셰어링 같은 대안을 고민해볼 때일지도 모르겠어요.
카플레이션은 단순히 차값 오르는 문제가 아니라, 물가와 금리,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인 이슈예요. 코로나19 때처럼 소비자들이 적응하며 대처법을 찾아가겠지만, 그 과정에서 부담이 커질 건 분명해 보입니다. 여러분은 이번 관세 사태를 어떻게 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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