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미국과 중국의 AI 패권 전쟁, 한국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

머니 스토리

by 인앤건LOVE 2025. 3. 29. 12:10

본문

2025년 3월, 미국과 중국의 인공지능(AI) 패권 전쟁이 한층 더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올해 초 중국의 AI 모델 ‘딥시크(DeepSeek)’가 발표되면서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이후, 두 강대국은 서로를 견제하며 규제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 치열한 경쟁은 단순히 기술적 우위를 넘어 국가 안보와 경제적 지배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싸움으로 번졌고, 그 여파는 한국 반도체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AI 패권 다툼의 최근 동향을 살펴보고,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에 어떤 기회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분석해보겠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규제 맞불: AI 패권을 향한 치열한 공방

미국은 최근 AI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현지시간 3월 25일, 미국 상무부 산업안전국(BIS)은 80개 기관을 수출 블랙리스트에 추가했는데, 이 중 50여 곳이 중국 기관입니다. 이로 인해 엔비디아(NVIDIA)와 같은 미국 반도체 기업들은 정부 허가 없이는 해당 중국 기업들에 제품을 판매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중국의 AI 기술 성장을 늦추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으며, 특히 딥시크와 같은 중국 AI 모델의 급성장을 경계한 조치로 해석합니다. 미국은 또한 제3국을 통한 반도체 밀반입 단속을 강화하며 중국의 우회 수입 경로를 차단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에 맞서 중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중국 정부는 데이터센터 건설 시 에너지 효율이 높은 칩 사용을 의무화하는 규정을 발표했는데, 이는 사실상 엔비디아의 H20 칩 구매를 금지하는 권고로 풀이됩니다. 중국은 이미 화웨이의 ‘어센드 910(Ascend 910)’과 바이두 산하 쿨룬(Kunlun)의 칩이 H20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인다고 평가받고 있어, 자국 기술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모습입니다. 아직 이 규정이 엄격히 시행되지는 않고 있지만,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심화되면 강력한 적용이 예상됩니다. 그렇게 되면 중국 내 기업들은 엔비디아 대신 화웨이와 같은 자국산 칩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엔비디아의 위기와 시장 변화

이러한 규제 공방은 AI 반도체 시장의 거대 기업인 엔비디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연간 매출의 약 13%를 중국 시장에서 얻고 있는데, 중국의 규제로 이 시장이 위축될 경우 실적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게다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전력 규모 2기가와트(GW)에 달하는 데이터센터 계획을 철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데이터센터 버블 우려가 커졌고, 이는 엔비디아 주가 급락으로 이어졌습니다. TD코웬에 따르면, MS의 계획 철회는 공급 과잉 문제를 반영한 결정으로, AI 인프라 수요에 대한 시장의 낙관론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과거에도 규제를 우회하며 대응해온 전력이 있습니다. 2022년 미국이 H100 칩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자, 2023년에는 H800 칩마저 제한했습니다. 이에 엔비디아는 규정을 준수하는 H20 칩을 출시해 중국 시장을 유지하려 했습니다. 현재 중국의 에너지 효율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H20 사양을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지만, 효율성이 떨어질 경우 경쟁력을 잃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새로운 탈출구를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 기회와 위험 공존

미국과 중국의 AI 패권 전쟁은 한국 반도체 산업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우선, 구글과 메타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 요인으로 꼽힙니다. MS의 계획 철회로 데이터센터 버블 우려가 제기되었지만, AI 수요가 계속 증가하며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우세합니다.

더 큰 그림에서 보면, 미국과 중국의 경쟁은 AI 산업 자체를 키우는 촉매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AI 기술과 제도에서 앞서가는 국가는 안보와 경제에서 우위를 점하지만, 뒤처진 국가는 종속될 위험에 처합니다. 이를 인식한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주도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4년간 5천억 달러를 투자해 AI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중국 역시 빅데이터 산업 규모를 3조 위안(약 604조 원)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처럼 양국의 대규모 투자는 AI 반도체 수요를 폭발적으로 늘릴 가능성이 크고,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한국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중국의 기술력이 아직 따라오지 못하는 영역입니다. 미국의 대중 제재로 중국 반도체 산업이 첨단 장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도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수출이 제한되면서 중국의 첨단 반도체 생산이 제약받고 있어, 한국 기업들이 기술 격차를 유지할 시간을 벌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험도 존재합니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반도체 수출 시장으로, 전체 수출의 약 50% 이상을 차지합니다. 만약 중국이 자국산 칩으로 전환을 가속화하고 한국산 반도체 수입을 줄인다면, 단기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또한 미국의 제재가 28나노 이상 레거시 반도체로 확대되면 중국이 이 분야에서 자급률을 높이며 한국의 시장 점유율을 위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한국 반도체 산업의 전략: 기회를 극대화하려면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첫째,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HBM과 같은 첨단 메모리 반도체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투자를 확대해야 합니다. 둘째,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적극 참여해야 합니다. 미국 주도의 ‘칩4(Chip 4)’ 동맹에서 한국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일본과의 협력을 통해 소재·장비 분야에서도 우위를 점할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아세안과 인도 같은 신흥 시장으로의 진출을 모색해야 합니다. 중국 시장 의존도를 줄이고 다변화된 수출 경로를 확보하는 것이 장기적인 안정성을 높이는 길입니다.

결론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AI 패권 전쟁은 한국 반도체 산업에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안겨주고 있습니다.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AI 산업의 성장과 글로벌 수요 증가로 인해 한국 기업들이 혜택을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를 극대화하려면 기술 혁신과 전략적 유연성을 갖춘 대응이 필수적입니다. 앞으로의 행보가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시점입니다.

 

728x90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