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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공시대상기업집단: 가상자산과 방위산업의 약진, 롯데의 재도약

머니 스토리

by 인앤건LOVE 2025. 5. 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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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2025년 5월 1일 발표한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은 한국 경제의 최신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총 92개 기업집단이 공시대상기업집단(이하 공시집단)으로 지정되었으며, 가상자산 관련 기업의 눈부신 약진, 롯데의 재계 5위 복귀, 방위산업과 해운업의 성장 등이 주목할 만한 특징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글에서는 2025년 공시집단 지정 현황의 주요 내용, 산업별 트렌드, 그리고 그 시사점을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이란?

공시대상기업집단은 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인 대기업집단을 의미하며, 공정거래법에 따라 매년 5월 1일(부득이한 경우 5월 15일까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합니다. 이들 기업집단은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 비상장사 중요사항 공시, 기업집단 현황 공시 등 다양한 의무를 부담하며,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를 방지하기 위한 규제를 받습니다.

또한, 공시집단 중 자산총액이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5% 이상(2025년 기준 약 11.6조 원)에 해당하는 기업집단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하 상출집단)으로 지정됩니다. 상출집단은 ‘상위 대기업’으로 불리며, 상호출자 금지, 계열사 간 채무보증 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 추가적인 규제를 적용받습니다.

2025년 공시집단은 총 92개로, 지난해 88개 대비 4개 증가했습니다. 소속 회사 수는 3301개로, 지난해 3318개보다 17개 감소했습니다. 상출집단은 46개로, 지난해 48개보다 2개 줄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산업 구조 변화와 기업들의 자산 변동을 반영합니다.


주요 특징 1 : 가상자산 관련 기업의 약진

2025년 공시집단 지정 현황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가상자산 관련 기업의 약진입니다. 가상자산 거래소인 빗썸과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대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디지털 경제의 성장세를 입증했습니다.

빗썸, 재계 90위로 대기업 첫 진입

빗썸은 자산총액 5조 원을 초과하며 재계 90위로 공시집단에 신규 지정되었습니다. 공정위는 “2024년 말 미국 대선을 앞두고 가상자산 거래가 활성화되며 고객 예치금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의 호황과 함께 빗썸의 거래량이 급증하며 자산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보입니다.

두나무, 상위 대기업 복귀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재계 36위로 17계단 상승하며 상출집단(상위 대기업)에 포함되었습니다. 이는 2022년 이후 3년 만의 상출집단 복귀입니다. 두나무는 2024년 가상자산 거래 활성화로 고객 예치금이 증가하며 자산총액이 11.6조 원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공정위는 두나무의 동일인으로 법인(두나무㈜)을 지정하며, 자연인 총수 부재로 인한 사익 편취 규제 공백 논란을 일단락 지었습니다.

가상자산 기업의 약진은 글로벌 트렌드와도 맥을 같이 합니다. 2025년 3월 기준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2310억 달러를 돌파하며, 결제와 DeFi에서의 활용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가상자산 거래소의 자산 확대는 디지털 경제의 중요성을 보여주며, 향후 규제 완화와 인프라 확충이 필요함을 시사합니다.


주요 특징 2 : 롯데의 재계 5위 복귀

재계 서열에서도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롯데그룹은 2024년 재계 6위에서 2025년 5위로 올라서며 포스코를 제쳤습니다. 공정위는 “토지자산 재평가로 롯데의 자산이 증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롯데는 롯데케미칼, 롯데쇼핑, 호텔롯데 등 주요 계열사의 자산 가치 상승을 바탕으로 자산총액을 확대했습니다.

반면, 포스코는 철강 업황 악화로 자산 가치가 하락하며 6위로 밀려났습니다. 글로벌 철강 수요 감소와 중국의 저가 철강 수출 증가가 포스코의 수익성과 자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상위 10대 그룹 순위

2025년 자산 상위 10대 그룹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삼성
  2. SK
  3. 현대자동차
  4. LG
  5. 롯데
  6. 포스코
  7. 한화
  8. HD현대
  9. 농협
  10. GS

GS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계열사 자산이 감소하며 10위로 한 계단 하락했고, 농협은 예대마진 확대에 힘입어 9위로 상승했습니다. 상위 4개 그룹(삼성, SK, 현대자동차, LG)은 변동 없이 안정적인 자산 규모를 유지했습니다.


주요 특징 3 : 방위산업과 해운업의 성장

방위산업: 지정학적 갈등의 수혜

방위산업 관련 기업도 2025년 공시집단에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LIG는 재계 69위로 공시집단에 신규 지정되었으며, 한화(7위)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62위)은 자산 규모가 확대되었습니다. 공정위는 “지정학적 갈등 심화로 각국 군비 증강이 가속화되며 방위산업이 급성장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 등으로 글로벌 방위산업 수요가 증가하며, 한국의 방위산업 기업들이 수출과 계약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와의 K9 자주포 대규모 수출 계약으로 자산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해운업: 운임 상승과 환율 효과

해운업도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환율 상승 효과로 자산 규모가 증가했습니다. HMM은 재계 20위에서 17위로, 장금상선은 38위에서 32위로 상승했습니다. 공정위는 “운임 인상과 표시통화 환산이익”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글로벌 공급망 혼란과 원/달러 환율 상승(2025년 5월 기준 약 1400원)은 해운업체의 자산 가치를 끌어올렸습니다.

또한, 자동차 운송 전문 기업 유코카캐리어스는 재계 91위로 공시집단에 신규 지정되었습니다. 중동발 운임 상승과 환율 효과가 자산 확대를 견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공시집단 지정의 의미와 규제

공시집단 지정은 단순한 자산 순위 발표를 넘어, 기업의 경영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지정된 기업집단은 다음과 같은 규제를 받습니다.

  • 공시 의무: 대규모 내부거래는 이사회 의결 및 공시, 비상장사 중요사항 공시, 기업집단 현황 공시 등이 요구됩니다.
  • 사익 편취 규제: 총수 일가의 부당한 이익 취득을 방지하기 위해 계열사 간 거래를 엄격히 감독합니다.
  • 상출집단 추가 규제: 상호출자 및 순환출자 금지, 계열사 간 채무보증 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

2025년 공시집단 중 10개 기업집단의 동일인은 자연인이 아닌 법인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이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2023년 12월)으로 법인 동일인 지정 기준이 명확해진 결과입니다. 예를 들어, 쿠팡과 두나무는 법인(쿠팡㈜, 두나무㈜)이 동일인으로 지정되며 사익 편취 규제 논란을 줄였습니다.


산업별 트렌드와 시사점

1. 가상자산 산업: 디지털 경제의 부상

빗썸과 두나무의 공시집단 지정은 가상자산 산업의 경제적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성장(2025년 3월 2310억 달러)과 유사하게, 한국의 가상자산 거래소는 고객 예치금 증가로 자산을 확대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스테이블코인은 주로 투자와 달러 자산 보유 목적으로 사용되며, 일상 결제 활용은 미미합니다.

한국이 유럽의 MiCA(가상화폐 시장법) 같은 명확한 규제를 도입하고 결제 인프라를 확충한다면, 가상자산 기업의 성장은 더욱 가속화될 수 있습니다. 정부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2024년 7월 시행)을 통해 거래소 감독을 강화했지만, 스테이블코인 결제와 발행 규제는 여전히 과제입니다.

2. 방위산업: 글로벌 수요 확대

방위산업의 성장은 지정학적 긴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한화와 KAI는 유럽, 중동 시장에서의 수출 확대를 통해 자산을 늘렸습니다. LIG의 신규 지정은 중소형 방위산업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한국 정부는 방위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지정하며 수출 지원을 강화하고 있어, 향후 관련 기업의 공시집단 진입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3. 해운업: 외부 환경의 수혜

해운업의 자산 증가는 운임 상승과 환율 효과라는 외부 요인에 크게 의존합니다. HMM과 장금상선은 글로벌 물류 혼란을 기회로 삼았지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거나 환율이 하락하면 자산 감소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유코카캐리어스의 신규 지정은 자동차 운송 수요 증가를 반영하며, 전기차 수출 확대가 추가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4. 롯데의 도약: 자산 재평가의 힘

롯데의 재계 5위 복귀는 토지자산 재평가라는 회계적 요인에 기인하지만, 롯데케미칼의 수익성 개선과 롯데쇼핑의 오프라인 매장 회복도 기여했습니다. 반면, 포스코의 순위 하락은 철강 산업의 구조적 어려움을 보여주며, 친환경 철강 기술 개발이 향후 경쟁력 회복의 관건입니다.


향후 전망과 과제

공정위는 공시집단 지정 기준을 GDP 연동 방식으로 변경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을 추진 중입니다. 2026년부터 자산 5조 원 기준이 GDP의 일정 비율(예: 0.25%)로 상향되면, 일부 중소규모 공시집단이 제외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규제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사익 편취와 같은 규제 사각지대 우려를 낳을 수 있습니다.

또한, 가상자산 기업의 급성장은 규제와 혁신의 균형을 요구합니다. 정부는 가상자산 결제 인프라 확충과 발행사 규제를 통해 디지털 경제의 잠재력을 키워야 합니다. 방위산업과 해운업은 글로벌 수요와 외부 환경에 민감하므로, 안정적인 성장 전략이 필요합니다.


변화하는 한국 경제의 단면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은 가상자산, 방위산업, 해운업의 성장과 롯데의 재도약을 통해 한국 경제의 역동성을 보여줍니다. 빗썸과 두나무의 약진은 디지털 경제의 부상을, LIG와 한화의 성장은 글로벌 방위산업 수요를, HMM과 유코카캐리어스의 상승은 지정학적 환경의 영향을 반영합니다. 롯데의 5위 복귀는 전통 대기업의 저력을 입증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규제 완화, 산업 지원,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함을 시사합니다. 공정위의 GDP 연동 지정 기준 도입과 가상자산 규제 명확화는 기업과 시장의 신뢰를 높이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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