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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터스의 몰락과 재기: 파산 신청과 그 뒤의 이야기

궁금이

by 인앤건LOVE 2025. 4. 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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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플로리다주 클리어워터에서 문을 연 후터스(Hooters)는 독특한 콘셉트로 미국 레스토랑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맛있는 치킨윙과 함께, 가슴골이 드러나는 흰색 탱크톱과 오렌지색 핫팬츠를 입은 여성 종업원들, 이른바 ‘후터스 걸스’로 유명세를 얻으며 남성 고객들을 매료시켰죠. 이 섹시 콘셉트는 후터스를 단숨에 전국적인 프랜차이즈로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하지만 2025년 3월 31일, 후터스 오브 아메리카(Hooters of America)가 텍사스주 파산법원에 챕터 11 파산 보호를 신청하며, 이 브랜드의 화려했던 시절이 저물고 있음을 알렸습니다. 과연 후터스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고,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될까요? 이번 글에서는 후터스의 흥망성쇠와 재기를 위한 계획을 살펴보겠습니다.


후터스의 황금기와 독특한 매력

후터스는 1983년 첫 매장을 열며 캐주얼 다이닝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습니다. 치킨윙과 스포츠 바 분위기를 내세운 이 레스토랑은 단순히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후터스 걸스라는 독특한 요소가 브랜드의 핵심이었죠. 밝은 오렌지색 유니폼과 친근한 서비스는 남성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고, 이는 후터스가 미국 전역으로 확장하는 발판이 됐습니다. 현재 후터스는 미국 내 305개 매장(직영 151개, 프랜차이즈 154개)을 운영하며,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한때는 NASCAR 레이싱 팀 스폰서로 활동하며 대중문화 속에 깊이 뿌리내렸죠.

하지만 이 성공은 단순히 운에 의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후터스는 저렴한 가격대의 음식과 캐주얼한 분위기로 중산층 고객들을 공략했고, 남성 중심의 마케팅으로 틈새시장을 개척했습니다. 42년간 이어진 이 전략은 후터스를 미국의 대표적인 ‘브레스토랑(breastaurant)’으로 만들었죠.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후터스의 황금기도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위기의 시작: 부채와 경영난

2025년 3월 31일, 후터스 오브 아메리카는 3억 7600만 달러(약 5500억 원)에 달하는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챕터 11 파산 보호를 신청했습니다. 챕터 11은 미국에서 기업이 재정난을 겪을 때 구조조정을 통해 재기할 기회를 주는 제도입니다. 후터스가 이 단계를 밟게 된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얽혀 있습니다.

첫째, 최근 몇 년간 미국 경제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인건비 상승으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소비자들의 지출이 줄어들면서 캐주얼 다이닝 업계 전반이 타격을 입었죠. 후터스 역시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TGI 프라이데이, 레드 랍스터 같은 경쟁 브랜드들도 비슷한 이유로 파산을 신청한 바 있습니다.

둘째, 후터스는 2022년 7000만 달러의 대출을 받았지만, 수익성 감소와 높은 이자 부담으로 재정 상태가 악화됐습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약 40개의 매장을 폐쇄하며 비용 절감을 시도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했습니다.

셋째, 사회적 논란도 후터스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인종차별과 성차별 소송이 잇따랐고, 2024년에는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스버러 매장에서 발생한 차별 소송으로 25만 달러의 합의금을 지불했습니다. 이러한 논란은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주며 고객층을 좁히는 결과를 낳았죠. 과거의 섹시 콘셉트가 더 이상 현대 소비자들에게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현실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파산 신청과 재기 전략

후터스 오브 아메리카는 파산 신청과 함께 자사 소유 151개 매장을 매각하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매수자는 플로리다와 일리노이 지역에서 30개 이상의 고수익 매장을 운영 중인 프랜차이즈 그룹으로, 이 그룹의 CEO는 후터스 창립자인 닐 키퍼(Neil Kiefer)입니다. 이들은 후터스를 순수 프랜차이즈 모델로 전환하며 브랜드를 되살리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매각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며, 미국 파산법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샐 멜릴리(Sal Melilli) 후터스 오브 아메리카 CEO는 “이번 조치는 재정 기반을 강화하고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이어가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라고 밝혔습니다. 회사는 40만 달러의 차입자 재산 관리(DIP) 자금 조달을 신청해 파산 과정 동안 운영을 유지할 계획입니다. 매각과 구조조정은 90~120일 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기간 동안 모든 매장은 정상 운영됩니다. 다만, 일부 저수익 매장의 폐쇄 가능성도 언급돼 향후 운영 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닐 키퍼는 “수년간 후터스가 브랜드 정체성을 잃고 사모펀드에 의해 운영돼 왔다”며 “이번 매수를 통해 후터스가 본래의 뿌리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과거 후터스가 가족 친화적인 분위기를 강조했던 점을 되살려, 섹시 콘셉트를 줄이고 더 폭넓은 고객층을 공략할 계획을 암시했습니다. 예를 들어, ‘비키니 나이트’ 같은 행사를 폐지하고 음식과 서비스의 질에 집중한다는 전략이 논의되고 있죠.


후터스의 미래는?

후터스의 파산 신청은 단순한 재정난을 넘어, 시대의 변화와 브랜드 정체성의 갈림길을 보여줍니다. 과거 섹시 콘셉트로 성공을 거둔 후터스는 이제 새로운 소비 트렌드에 적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경쟁 업체인 레드 랍스터는 챕터 11을 통해 100개 매장을 정리하고 재기에 성공했지만, 후터스가 같은 길을 걸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일각에서는 후터스가 가족 친화적인 방향으로 전환하면 기존 고객층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반대로, 변화를 거부하면 현대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을 가능성이 높죠. 닐 키퍼와 프랜차이즈 그룹은 이 딜레마를 어떻게 풀어낼까요? 후터스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지, 아니면 또 다른 캐주얼 다이닝의 몰락 사례로 남을지, 앞으로의 3~4개월이 결정적인 시기가 될 것입니다.


후터스 오브 아메리카의 파산 신청은 충격적이지만, 동시에 재기를 위한 새로운 시작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42년간 미국 대중문화를 대표했던 이 브랜드가 어떤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지, 전 세계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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