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ADHD 치료제 품귀 현상: 부모와 환자의 고민

궁금이

by 인앤건LOVE 2025. 4. 2. 12:10

본문

계일보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ADHD 치료제의 핵심 성분인 메틸페니데이트(Methylphenidate) 처방 건수가 최근 3년간 급증했다. 2021년 111만 8575건이었던 처방이 2024년에는 243만 7508건으로, 3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는 ADHD 환자 증가와 함께 약물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처방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이 80만 8555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도 61만 1156건, 부산 24만 164건, 대구 13만 7825건, 인천 10만 5445건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10대가 약 75만 건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20대(66만 7000건)와 30대(43만 2000건)가 그 뒤를 이었다. 특히 10대와 20대의 처방이 두드러진 것은 학업 스트레스와 경쟁이 심화된 환경에서 ADHD 진단과 치료가 늘어난 결과로 보인다.


왜 품귀 현상이 생겼을까?

ADHD 치료제 품귀 현상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첫 번째는 환자 수의 증가다. 현대 사회에서 ADHD는 소아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흔히 진단되는 질환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학업 성취도와 업무 효율성이 중요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집중력 부족과 충동성을 개선하려는 사람들이 약물 치료를 찾고 있다.

두 번째는 ‘공부 잘하는 약’이라는 오해다. 메틸페니데이트 계열 약물(콘서타, 메디키넷 등)은 중추신경 자극제로, 뇌의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농도를 높여 집중력을 개선한다. 이 때문에 일부 학부모와 학생들이 ADHD 진단 여부와 상관없이 약을 ‘학업 성적 향상’의 비결로 오인하며 처방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오남용 사례가 늘면서 약물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게 된 것이다.

세 번째는 공급망 문제다. 한국얀센이 공급하는 콘서타는 국내에서 가장 널리 처방되는 ADHD 치료제 중 하나인데, 2024년 들어 공급 부족 보고가 이어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콘서타 공급 정상화는 2025년 5월 말로 예상되지만 지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글로벌 제약사의 생산 차질과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 상황이 맞물리며 약물 부족 사태를 심화시켰다.


ADHD 환자와 가족에게 미치는 영향

신모 씨처럼 약을 구하지 못한 환자와 가족들은 큰 혼란을 겪고 있다. ADHD는 단순한 ‘산만함’이 아니라, 일상생활과 사회적 기능을 저하시키는 신경발달 장애다. 김 양처럼 오랜 기간 약물로 증상을 관리해온 경우, 갑작스러운 약물 중단은 학업 성적 하락, 정서 불안, 대인관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고3 수험생인 김 양에게는 수능을 앞둔 시점에서 약물 부족이 치명적일 수 있다.

X 플랫폼에서 한 사용자는 “콘서타는 성인 ADHD 직장인에게 필수적인 약인데, 공급이 끊기면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하다”며 절박함을 호소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ADHD 약이 ‘공부 잘하는 약’으로 오해받아 환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품귀 현상은 환자들의 삶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대안은 무엇일까?

그렇다면 ADHD 치료제 부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몇 가지 대안을 살펴보자.

  1. 대체 약물 활용 : 메틸페니데이트 외에도 아토목세틴(Atomoxetine), 클로니딘(Clonidine) 등 비자극제 계열 약물이 있다. 아토목세틴은 메틸페니데이트보다 효과 발현이 느리지만, 부작용이 적고 약물 남용 위험이 낮아 대안으로 고려된다. 다만, 약효가 다를 수 있으니 의사와 상담해 환자에게 맞는 약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2. 비약물적 치료 병행 : 약물 외에도 행동치료, 뉴로피드백, 인지행동치료(CBT) 등 비약물적 접근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놀이 중심 프로그램이나 뇌파 훈련은 주의력을 개선하는 데 효과를 보였다고 연구에서 밝혀졌다. 약물 의존도를 낮추고 장기적인 증상 관리를 돕는 보조 수단으로 유용하다.
  3. 공급망 안정화와 오남용 규제 : 정부와 제약사는 약물 공급망을 안정화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동시에 ‘공부 잘하는 약’ 오남용을 막기 위해 처방 기준을 엄격히 관리하고, 일반인 대상 교육을 통해 오해를 바로잡아야 한다. 식약처는 이미 메틸페니데이트 오남용 방지 지침을 발표했지만,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

환자를 위한 목소리

ADHD 치료제 품귀 현상은 단순한 약물 부족 문제가 아니다. 이는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 그리고 사회적 인식과 제도의 문제를 드러내는 신호다. 신모 씨는 “딸이 약을 먹지 못하면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친구들과도 자꾸 부딪힌다”며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약이 돌아가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말은 지금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핵심 과제를 잘 보여준다.

ADHD는 치료받을 권리가 있는 질환이다. ‘공부 잘하는 약’이라는 오해가 실제 환자들의 치료 기회를 빼앗아서는 안 된다. 정부, 의료계, 제약사가 머리를 맞대고 공급 문제를 해결하고, 동시에 올바른 인식을 확산시키는 노력이 절실하다. 김 양처럼 약을 기다리는 이들이 다시 안정적인 일상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728x90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