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2024년 디지털 포용 실태조사 결과가 화제다. 이번 조사는 디지털 시대에 국민 모두가 소외되지 않도록 정책 방향을 점검하고, 「디지털포용법」 제정 등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진행되었다. 조사에서는 크게 세 가지 주제가 다뤄졌다: ① 일반 국민과 디지털 취약계층 간 디지털 정보격차, ② 국내 웹사이트의 웹 접근성 수준, ③ 전 국민의 스마트폰 과의존 수준. 오늘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가 디지털 세상에서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 또 어떤 과제가 남아 있는지 살펴보자.
1. 디지털 정보격차: 취약계층도 조금씩 따라잡는 중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는 저소득층, 장애인, 농어민,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정보화 수준을 일반 국민과 비교해 격차를 측정하는 조사다. 이번에는 전국 17개 시·도에서 15,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일반 국민 7,000명(고령층 2,300명 포함)과 취약계층(장애인, 저소득층, 농어민 각 2,200명, 북한이탈주민·결혼이민자 각 700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2024년 취약계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77.5%로, 일반 국민 대비 전년(76.9%)보다 0.6%p 상승했다.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접근(기기 보유 여부, 20%), 역량(기기 사용 능력, 40%), 활용(서비스 이용 정도, 40%)의 세 가지 지표로 계산된다.
최근 5년간 추이를 보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부문별로는 접근 수준이 96.5%로 여전히 높게 유지되었고, 역량 수준은 65.6%(+0.5%p), 활용 수준은 80.0%(+1.0%p)로 모든 영역에서 개선이 있었다. 계층별로는 저소득층(96.5%), 장애인(83.5%), 농어민(80.0%), 고령층(71.4%) 순으로 나타났으며, 모든 계층에서 전년 대비 정보화 수준이 상승했다. 특히 고령층과 장애인의 상승폭(+0.7%p)이 눈에 띈다.
이 결과는 디지털 교육과 인프라 확충이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여전히 일반 국민 대비 22.5%의 격차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특히 역량(65.6%) 부문의 낮은 수치는 취약계층이 기기를 보유하고는 있지만 제대로 활용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과제를 남긴다.
2. 웹 접근성: 장애인과 고령자를 위한 길이 열리나?
‘웹 접근성 실태조사’는 장애인과 고령자 등이 웹사이트를 얼마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이번 조사는 8개 업종(도매·소매업, 숙박·음식점업, 정보통신업, 금융·보험업, 부동산업, 교육서비스업,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에서 1,000개 웹사이트를 대상으로, 한국형 웹 콘텐츠 접근성 지침(KS X OT0003) 준수율을 측정했다.
결과는 평균 66.7점으로, 전년(65.8점)보다 0.9점 향상되었다. 2019년(53.7점) 이후 꾸준히 상승 중이다.
업종별로는 교육서비스업이 76.9점으로 가장 높았고, 부동산업이 60.5점으로 가장 낮았다. 규모별로는 50~99명 사업체가 76.4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종사자 수가 많을수록 대체로 접근성이 높았다.
66.7점은 긍정적인 신호지만, 100점 만점 기준으로는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특히 부동산업처럼 실생활과 밀접한 업종에서 낮은 점수를 보인 점은 개선이 시급함을 시사한다. 웹 접근성은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모든 국민이 디지털 서비스에 평등하게 접근할 권리와 직결된 문제다. 과기정통부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기업들의 협력이 필요해 보인다.
3. 스마트폰 과의존: 청소년은 늘고, 성인은 줄고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는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조사로, 10,000가구를 대상으로 1대1 면접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과의존은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하며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고, 신체·심리·사회적 문제를 겪는 상태를 의미한다. 위험군은 잠재적 위험군과 고위험군으로 나뉜다.
2024년 과의존 위험군 비율은 22.9%로, 전년(23.1%) 대비 0.2%p 감소했다.
연령대별로는 변화가 엇갈렸다. 청소년(10~19세)은 42.6%(+2.5%p), 유아동(3~9세)은 25.9%(+0.9%p)로 증가한 반면, 성인(20~59세)은 22.4%(-0.3%p), 60대는 11.9%(-1.6%p)로 감소했다. 특히 청소년의 과의존 비율이 40%를 넘는 것은 디지털 기기에 노출된 세대 특성을 반영한다.
콘텐츠 이용률을 보면, 과의존 위험군은 영화/동영상(67.8%), 메신저(62.3%), 관심사 검색(58.9%), 음악(54.2%) 순으로 높았고, 일반 사용자군은 메신저(70.1%), 영화/동영상(64.5%), 뉴스(60.2%), 관심사 검색(57.8%) 순이었다. 과의존군이 엔터테인먼트 중심이라면, 일반군은 정보 소비 성향이 강했다.
청소년 과의존 증가는 학업과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 성인과 고령층의 감소는 디지털 균형을 찾아가는 긍정적 신호로 볼 수 있다.
디지털 포용, 아직 갈 길 멀어
2024년 실태조사는 디지털 포용 정책이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취약계층의 정보화 수준은 77.5%로 상승했고, 웹 접근성은 66.7점으로 개선되었으며,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은 22.9%로 소폭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격차는 존재하고, 웹 접근성은 미흡하며, 청소년 과의존은 증가세다.
디지털은 현대 사회의 필수 요소다. 과기정통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제공하는 이번 조사 결과(www.msit.go.kr, www.nia.or.kr)는 정책뿐 아니라 개인과 기업이 디지털 포용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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