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Now가 경고하는 2025년 미국 경제
2025년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 of Atlanta)이 운영하는 실시간 경제성장률 추정 모델, 'GDPNow'가 있습니다. 이 모델은 최근 2025년 1분기 미국 GDP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을 예측하며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과연 GDPNow의 최신 데이터는 무엇을 말하고 있으며, 미국 경제는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GDPNow의 최근 업데이트를 분석하고, 그 배경과 의미를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출처: 애틀랜타 연은 홈페이지
GDPNow란 무엇인가?
GDPNow는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이 개발한 실시간 GDP 성장률 예측 모델로, 미국 경제분석국(BEA)이 공식 GDP 수치를 발표하기 전에 최신 경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성장률을 '나우캐스트(nowcast)'합니다. 이 모델은 소비, 투자, 정부 지출, 순수출 등 GDP를 구성하는 13개 하위 요소를 분석하며, BEA와 유사한 방법론을 사용합니다. 그러나 GDPNow는 애틀랜타 연은의 공식 예측이 아니라, 순전히 수학적 계산에 기반한 추정치라는 점에서 주관적 판단이 배제된다는 특징을 가집니다.
GDPNow의 강점은 실시간성에 있습니다. 매달 발표되는 경제 지표(예: 무역수지, 소비지출, 제조업 활동 등)를 반영해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되며, 이를 통해 경제의 현재 상태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2011년 3분기부터 추적된 데이터에 따르면, 최종 GDPNow 예측의 평균 절대 오차는 0.77%p, 루트 평균 제곱 오차는 1.15%p로 상당한 정확성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신뢰성 덕분에 GDPNow는 투자자와 정책 결정자들에게 중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출처 : 조선일보
2025년 1분기 GDP 성장률: -2.4%로 상향, 그러나 여전히 마이너스
2025년 3월 6일(현지시간), GDPNow는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을 전기 대비 연율 환산 기준 -2.4%로 제시했습니다. 이는 3월 3일의 -2.8%에서 0.4%p 상향된 수치입니다. 상향 조정의 주요 요인은 최신 경제 지표 반영에 있습니다. 애틀랜타 연은은 1월 무역수지, 공급관리협회(ISM) 데이터, BEA 및 미국 인구조사국의 보고서를 종합해 다음과 같은 변화를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GDP 성장률은 여전히 -2.4%로, 마이너스 성장 전망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특히 지난 2월 28일, GDPNow는 1분기 성장률을 2.3%에서 -1.5%로 대폭 하향 조정한 바 있습니다. 이후 -2.8%까지 떨어졌다가 이번에 소폭 회복한 것이죠. 이는 미국 경제가 단기적으로 반등 신호를 보이고 있으나, 근본적인 둔화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왜 마이너스 성장인가? 경제 지표와 트럼프 정책의 그림자
GDPNow의 마이너스 성장 예측은 최근 미국 경제 지표의 부진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2025년 1월 무역수지는 사상 최대 적자인 1530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적 관세 정책에 따른 기업들의 선제적 수입 증가(front-loading)로 해석됩니다. 관세 부과 전 재고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수입을 급증시켰고, 이는 순수출에 큰 부담을 주었습니다.
소비자 지출도 문제입니다. 상무부에 따르면 1월 실질 개인소비지출은 0.5% 감소하며 예상(0.1% 증가)을 밑돌았습니다. 컨퍼런스 보드의 2월 소비자신뢰지수 역시 98.3으로, 2021년 8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며 소비 심리 악화를 드러냈습니다. 여기에 제조업 활동도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ISM의 3월 보고서는 제조업 PMI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며 경제 활동 둔화를 확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그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 아래 관세 위협이 현실화되면서 글로벌 무역 환경이 불안정해졌습니다. 월마트 같은 대형 유통업체는 관세로 인한 비용 증가가 소비자 가격에 전가될 가능성을 경고했고, 투자자 워렌 버핏은 이러한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GDPNow의 데이터는 이러한 불확실성이 경제 성장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다른 모델과의 비교: GDPNow가 유난히 비관적인가?
GDPNow의 마이너스 성장 전망은 다른 예측 모델과 비교해도 눈에 띄게 비관적입니다. 예를 들어,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Nowcast 모델은 2월 28일 기준 1분기 성장률을 2.9%로 예측했고,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의 주간 경제 지수는 2월 27일 기준 2.4%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각 모델의 방법론에서 비롯됩니다. GDPNow는 BEA와 유사한 GDP 하위 구성 요소 분석에 중점을 두는 반면, 뉴욕 연은은 베이지안 추정과 광범위한 데이터를 활용하며, 댈러스 연은은 지역 데이터를 강조합니다.
그러나 GDPNow의 역사적 신뢰성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애틀랜타 연은의 모델은 다른 실시간 추정 모델에 비해 BEA의 공식 발표치와 더 가까운 경향을 보여왔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마이너스 전망이 과장된 것이라 단정하기보다는, 경제의 잠재적 위험 신호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경제 둔화와 '트럼프세션(Trumpcession)' 우려
GDPNow의 마이너스 성장 전망은 '트럼프세션(Trumpcession)'이라는 용어를 다시 불러오고 있습니다. 이는 트럼프 정책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을 뜻합니다. 만약 1분기 GDP가 실제로 -2.4% 수준에서 마감되고, 2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이 이어진다면, 이는 기술적 경기 침체(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로 정의됩니다. 이는 2020년 2분기(-32.9%)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은 아니더라도, 팬데믹 이후 회복세를 이어오던 미국 경제에 큰 충격이 될 수 있습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대응도 주목됩니다. 시장은 경제 둔화에 대응해 Fed가 2025년 중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현재 기준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GDPNow의 경고가 현실화된다면 2분기 내 금리 인하가 현실화될 수도 있습니다. 이는 주식 시장과 암호화폐 시장에도 큰 변동성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GDPNow의 2025년 1분기 성장률 전망(-2.4%)은 미국 경제가 직면한 도전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소비와 투자의 소폭 회복에도 불구하고, 순수출 악화와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이 경제 성장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투자자와 정책 결정자들이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신호입니다.
앞으로 GDPNow는 3월 말까지 추가 데이터를 반영하며 계속 업데이트될 예정입니다. 경제 지표가 개선되며 마이너스 성장 전망이 완화될지, 아니면 더 깊은 둔화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2025년 미국 경제가 순탄치 않은 길을 걷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 모두 이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대비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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