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최근 국내 치킨 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뜨거운 이슈, 바로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 중단과 그로 인한 치킨 가격 상승 우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국민 간식으로 사랑받는 치킨의 가격이 3만 원에 육박할지도 모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소비자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는데요. 과연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치킨 시장은 어떻게 변할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브라질산 닭고기, 왜 이렇게 중요한가요?
국내 치킨 업계에서 브라질산 닭고기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2025년 1~3월 국내 닭고기 수입량 5만 1,147톤 중 약 88.4%에 해당하는 4만 5,211톤이 브라질산이었습니다. 이는 2023년(84.2%)과 2024년(85.7%)에도 비슷한 비중을 유지하며, 사실상 국내 닭고기 수입의 대부분을 브라질이 책임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순살 치킨이나 닭강정 같은 메뉴에 사용되는 냉동 닭고기는 브라질산에 크게 의존하고 있죠.
브라질은 세계 1위 닭고기 수출국이자 2위 생산국(1위는 미국)으로, 전 세계 닭고기 생산량의 약 14%를 차지합니다. 지난해 브라질의 닭고기 수출액은 약 100억 달러(약 14조 원)에 달했으며, 한국은 수입액 기준 세계 8위 교역국으로 2억 8,700만 달러(약 4,000억 원) 규모의 닭고기를 수입했습니다. 이렇게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브라질산 닭고기가 갑작스럽게 수입 중단되면서 국내 치킨 업계는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브라질에서 무슨 일이? 조류인플루엔자 발병
이번 수입 중단 사태의 원인은 브라질 남부 히우그란지두술주 몬치네그루 지역의 상업용 양계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 Highly Pathogenic Avian Influenza)입니다. 브라질 농림축산부는 2025년 5월 16일(현지시간) 이 사실을 공식 발표하며, 해당 지역의 종계 농장에서 H5N1형 HPAI가 확진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브라질의 상업용 양계 시설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한 첫 사례입니다.
히우그란지두술주는 산타카타리나주, 파라나주와 함께 브라질 닭고기 생산의 약 60%를 담당하는 핵심 지역입니다. 따라서 이 지역에서의 HPAI 발병은 브라질 닭고기 산업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공급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브라질 당국은 즉각 비상 대응 계획을 가동해 감염 지역을 격리하고, 해당 농장의 닭 1만 7,000마리를 예방 차원에서 살처분했습니다. 또한 10km 반경 내 추가 발병 사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브라질 농림축산부는 “계육이나 달걀 섭취로 HPAI가 인간에게 전염되지는 않으며, 검사를 마친 제품은 안전하다”고 강조했지만, 생산 능력 유지와 식량 안보를 위해 수출 금지 조치를 불가피하게 시행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조치는 최소 60일간 유지되며, 상황에 따라 히우그란지두술주로 제한되거나 조기에 종료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국내 치킨 업계, ‘엎친 데 덮친 격’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 중단은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치킨 업계에 큰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한국은 올해 초부터 조류인플루엔자 확산과 이상기온, 경남·경북 지역 산불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국내산 닭고기 수급난을 겪고 있었습니다. 2025년 1~4월 육계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했으며, 도계량(도축 수량)도 줄어들면서 공급이 불안정한 상황입니다.
특히 순살 치킨과 부분육(날개, 다리 등)을 주력으로 하는 프랜차이즈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굽네치킨과 푸라닥은 2월부터 순살 부위 수급 차질로 일부 제품 운영에 문제를 겪었고, 교촌치킨은 ‘허니콤보’ 등 날개와 다리 메뉴의 안정적인 공급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한 치킨 업계 관계자는 “공급망 다변화와 메뉴 재정비로 대응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이 상황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고 토로했습니다.
브라질산 닭고기는 국내산보다 가격이 약 절반 수준으로 저렴해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널리 사용됩니다. 특히 ‘닭날개 모음’, ‘닭다리 모음’ 같은 부분육 메뉴와 순살 치킨에 자주 활용되죠. 하지만 수입이 사실상 ‘올스톱’되면서 업체들은 대체 수입처를 찾거나 국내산 닭고기로 전환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국내산 닭고기 역시 수급이 원활하지 않고, 가격이 훨씬 비싸다는 점입니다.
치킨값 3만 원 시대, 정말 올까?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치킨 가격 상승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이미 지난 4월 치킨 가격은 전년 대비 5.3% 상승했으며, 이번 사태로 추가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부 SNS 게시물에서는 “치킨값 3만 원 시대가 코앞”이라며 소비자들의 우려를 반영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한 소비자는 “순살 닭강정을 가끔 사 먹는데, 가격이 오르면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고, 또 다른 소비자는 “치킨 가격이 오르면 다른 음식을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치킨 업계는 당장 가격 인상을 피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축산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의 치킨 업체는 약 2~3개월치 물량을 비축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버틸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수입 중단이 60일 이상 이어지거나, 국내산 닭고기 수급난이 악화된다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실제로 자담치킨은 지난 4월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며 배달 메뉴 가격을 조정했고, 지코바치킨도 모든 메뉴 가격을 2,500원씩 인상한 바 있습니다.
세계 시장도 흔들리는 브라질산 닭고기
이번 사태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치킨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브라질은 중국, 아랍에미리트(UAE),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수입국에 닭고기를 공급하며, 지난해 중국은 12억 9,000만 달러(약 1조 8,000억 원), UAE는 9억 4,800만 달러(약 1조 3,000억 원)어치를 수입했습니다. 특히 중국은 전체 닭고기 수입량의 42.6%를 브라질산으로 채웠을 정도로 의존도가 높습니다.
미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2022년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으로 약 1억 7,000만 마리의 가금류를 살처분하며 달걀 수급난을 겪은 미국은 최근 브라질산 달걀 수입을 크게 늘렸습니다. 2025년 1~4월 브라질의 대미 달걀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00% 이상 증가했다고 하니, 이번 수입 중단의 타격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 EU, 멕시코, 칠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등도 브라질산 닭고기와 달걀 수입을 중단하며 글로벌 공급망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정부와 업계의 대응은?
한국 정부는 이번 사태에 신속히 대응하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5월 17일부터 브라질산 종란, 식용란, 초생추, 가금육 및 관련 생산물의 수입을 금지했으며, 5월 1일 이후 선적된 물량은 HPAI 검사를 통해 반입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국내에 도착해 검역 대기 중인 브라질산 닭고기 물량은 37건, 844톤으로, 선적 시기와 HPAI 잠복기(14일)를 고려해 감염 우려가 없으면 통관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또한 정부는 닭고기 수급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축산업계와 협의에 나섰습니다. 정혜련 농식품부 국제협력관은 “축산물 수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육용종계의 생산 주령을 연장하는 등 공급 확대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종란 생육이 회복세에 접어들며 6월 말부터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단기적인 공급 부족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치킨 업체들은 대체 수입처 확보와 메뉴 재정비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태국이나 미국산 닭고기를 대안으로 검토하거나, 국내산 닭고기 사용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고려 중입니다. 하지만 대체 수입처의 물량과 가격 경쟁력이 브라질산에 미치지 못하고, 국내산 닭고기는 공급이 제한적이라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소비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소비자 입장에서는 치킨 가격 상승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분간은 치킨을 즐기되, 가격 인상 소식이 들리면 대체 메뉴를 고민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치킨 대신 족발, 피자, 또는 집에서 직접 요리한 음식을 선택할 수 있죠. 또한 지역 마트나 치킨 업체의 할인 이벤트를 적극 활용하면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한편,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방지를 위해 해외 여행 시 축산 농가 방문을 자제하고, 축산물을 국내로 반입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국내 가금류 산업을 보호하고, 추가적인 수급난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앞으로의 전망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 중단 사태는 국내 치킨 업계와 소비자 모두에게 큰 도전 과제를 던졌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치킨 가격 상승과 메뉴 축소 가능성이 높지만, 정부와 업계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수급 상황이 점차 안정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브라질 당국이 수출 금지 조치를 60일 이내에 완화하거나, 히우그란지두술주로 제한한다면 충격은 다소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공급망 다변화가 필수적입니다. 브라질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줄이고, 태국, 미국, 유럽 등 다른 수입처를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합니다. 또한 국내 가금류 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조류인플루엔자 예방 체계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치킨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 한국인의 일상과 문화를 대표하는 국민 간식입니다. 이번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 중단 사태는 치킨 시장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지만, 위기는 곧 기회이기도 합니다. 정부, 업계, 소비자가 함께 협력해 이번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다면, 더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치킨 시장을 만들어갈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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