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가 대만에서 해외 공장 근무자를 채용하며 제시한 연봉이 논란을 일으켰어요. 연봉 3300만 원 수준이 미국과 유럽의 높은 물가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쏟아졌죠. 이 문제는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삼성전자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과연 TSMC의 채용 논란은 어떤 배경에서 비롯됐고, 삼성과 한국 반도체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함께 알아볼까요?
TSMC의 해외 채용, 왜 논란이 됐나?
2025년 4월 22일, TSMC는 대만 본사에서 영어와 독일어에 능통한 어학 전문 엔지니어를 채용하기 시작했어요. 이들은 1~2년간 교육을 받은 뒤 미국 애리조나 공장(2024년 4월 30일 착공)이나 독일 드레스덴 공장에서 2년 이상 근무하게 됩니다. 주요 업무는 클린룸에서 생산 설비 모니터링, 웨이퍼 원자재 재고 관리 등 반도체 제조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거예요.
문제는 TSMC가 제시한 연봉이에요. 어학 전문 엔지니어의 평균 연봉은 약 75만 대만달러, 우리 돈으로 약 3340만 원 수준이죠. 대만 공상시보는 현지 여론이 “미국 물가에서 이 돈으로 생활이 가능할까?”, “현지 물가와 맞는 임금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부정적이라고 보도했어요. 대만의 평균 소득(2023년 약 70만 9000 대만달러)보다 높긴 하지만, 미국의 높은 인건비와 생활비를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죠.
TSMC가 왜 이런 낮은 연봉을 제시했을까요? 배경에는 해외 공장의 막대한 손실이 있어요. TSMC의 2024년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애리조나 공장은 약 6252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가 30% 이상 늘었어요. 독일 드레스덴 공장은 220억 원, 일본 구마모토 공장도 손실을 냈죠. 높은 현지 인건비와 원자재 조달 비용,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이에 TSMC는 인건비 절감을 위해 대만에서 저렴한 인력을 채용해 해외로 파견하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과 유럽의 높은 인건비, 반도체 산업의 난제
TSMC의 애리조나 공장은 2020년부터 17조 원 이상을 투자해 건설 중이며, 2025년부터 4나노 반도체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에요. 하지만 미국의 인건비는 아시아 대비 2~4배 높고, 운영비에서 인건비 비중이 아시아보다 최대 20%포인트 더 크다고 해요.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앤드컴퍼니는 “미국과 유럽의 팹은 설비 투자와 운영비 부담으로 장기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분석했죠.
게다가 미국은 반도체 인재 부족 문제를 겪고 있어요. 맥킨지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반도체 산업은 각각 10만 명 이상의 엔지니어 부족을 예상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중국 제외)도 20만 명 이상의 인력 부족이 우려됩니다. TSMC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만에서 1000명 이상의 숙련된 근로자를 애리조나로 파견했지만, 이는 현지 노조의 반발을 샀어요. 노조는 TSMC가 현지 일자리 창출 약속을 어겼다고 비판하며 소송까지 제기한 상황입니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일대에 짓고 있는 TSMC 팹들./TSMC
삼성전자, TSMC와 같은 운명?
삼성전자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170억 달러(약 23조 원) 이상을 투자해 팹을 건설 중이에요. 2024년 말 기준 공정률 99.6%로 완공 단계에 접어들었죠. 삼성은 2025년 내 4나노 공정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TSMC와 마찬가지로 높은 인건비와 인력 부족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 내 반도체 인재 경쟁은 TSMC, 인텔, 삼성의 투자 확대와 함께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요.
삼성의 테일러 공장은 TSMC와 비슷한 도전에 직면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TSMC는 애리조나에서 장시간 근무와 엄격한 위계질서로 인해 미국 직원들과 갈등을 빚었어요. 미국은 대만이나 한국과 달리 워라밸을 중시하는 문화가 강해, 삼성도 현지 근무 조건을 조정하지 않으면 유사한 반발을 만날 수 있죠.
인건비 문제도 피할 수 없어요. 맥킨지의 보고서처럼, 미국 팹의 운영비는 아시아보다 최대 35% 높아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구조예요. 삼성이 현지 인력을 고용하려면 높은 임금을 감당해야 하고, 한국에서 인력을 파견한다면 TSMC처럼 낮은 연봉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삼성은 이미 테일러 공장 건설 과정에서 원자재 비용 상승과 공급망 문제를 겪었으며, 이는 향후 운영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한국 반도체 산업에 주는 교훈
TSMC의 채용 논란은 단순한 임금 문제를 넘어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도전을 보여줍니다. 첫째, 해외 진출 시 현지 인건비와 문화 차이를 고려한 전략이 필수예요. TSMC는 대만의 저렴한 인력을 파견해 비용을 줄이려 했지만, 현지 물가와 기대치에 맞지 않는 임금은 오히려 인력 확보를 어렵게 만들었죠. 삼성도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비슷한 실수를 피하려면 현지화된 인사 정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둘째, 인재 확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요. TSMC는 2025년 대만에서 8000명을 채용하며 인재 풀을 확대하고 있지만, 한국은 반도체 인력 부족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한국 정부와 기업은 반도체 전공 학생 유치를 위한 장학금, 해외 유학생 유인 정책, 산학 협력을 강화해야 할 때예요.
셋째, 수익성 확보를 위한 혁신이 필요해요. TSMC와 삼성은 첨단 공정(3나노, 2나노 등)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높은 운영비는 장기적인 과제입니다. 이를 극복하려면 AI 기반 제조 효율화, 지역 공급망 구축, 정부 보조금 활용 같은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죠.
삼성전자 테일러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
TSMC의 연봉 3300만 원 논란은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확장이 가져온 새로운 도전을 상징해요. 삼성전자도 미국 테일러 공장을 앞두고 TSMC와 비슷한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죠.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 삼성이 현지 인건비와 문화 차이를 고려한 전략으로 인재를 확보하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를 추격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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