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커피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 잡으며, 매년 지역별로 독특한 매력을 뽐내는 커피 축제들이 성황리에 열리고 있습니다. 강릉 커피축제, 영도 커피 페스티벌, 연희 커피 페스티벌은 단순한 커피 시음 행사를 넘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커피 문화를 확산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한국의 대표적인 커피 축제들을 소개하고, 각 축제의 특징과 의의, 그리고 개선점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강릉 커피축제 : 커피 도시의 시작과 전통
강릉은 한국 커피 문화의 상징적인 도시로, 2009년 시작된 강릉 커피축제는 국내 최초의 민관 합동 커피 축제입니다. 매년 10월, 안목해변을 중심으로 열리는 이 축제는 커피와 문화가 어우러진 한국 최대 규모의 커피 행사로 자리 잡았습니다. 2024년 제16회 강릉 커피축제는 10월 24일부터 27일까지 4일간 열렸으며, 약 44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해 단일 커피 축제로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했습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100명의 바리스타가 각기 다른 커피를 추출하는 ‘100인 100미’ 퍼포먼스로, 관람객들은 다양한 커피의 풍미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또한, 라떼아트, 핸드드립, 로스팅 등 각 분야 최고의 바리스타를 선발하는 경연대회와 커피 명인들의 세미나, 커피 투어, 가족 단위 체험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됩니다. 박이추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카페 ‘보헤미안’을 포함한 1세대 로스터리 카페들이 중심이 되어 중장년층 커피 애호가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2023년 기준, 강릉 커피축제는 28만 명의 방문객과 약 37억 원의 직접 지출액, 161억 원의 생산유발효과를 기록하며 지역 경제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강릉시는 매년 수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역 상권 매출 증가와 관광 유입을 전략적으로 유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안목해변의 커피거리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를 즐기는 경험은 강릉만의 독특한 매력으로, 한국 커피 문화의 시작을 상징합니다.
다만, 강릉 커피축제는 중장년층 위주의 프로그램 구성으로 인해 젊은 세대의 참여가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다양한 세대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현대적인 프로그램이나 트렌디한 요소를 추가하면 더욱 폭넓은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축제 기간 동안 혼잡한 교통과 주차 문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 꼽힙니다.
지난해 10월 열린 제16회 강릉 커피축제에서 커피축제의 하이라이트인 100인의 바리스타가 커피를 추출하는 '100인(人) 100미(味)' 퍼포먼스가 펼쳐지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영도 커피 페스티벌 : 항구에서 커피 도시로
부산 영도구에서 열리는 글로벌 영도 커피 페스티벌은 2025년 5월 23일부터 25일까지 아미르공원에서 제6회 행사를 개최합니다. 2019년 시작된 이 축제는 비교적 신생이지만, ‘커피 도시 부산’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빠르게 성장하며 부산의 커피 문화를 대표하는 행사로 자리 잡았습니다.
영도 커피 페스티벌은 커피 문화와 산업을 동시에 아우르는 복합적인 접근이 특징입니다. 한국에 수입되는 커피 생두의 대부분이 부산항을 통해 입항한다는 점을 활용해, 축제는 커피의 유통과 산업적 가치를 강조합니다. 2025년 행사에는 세계 11개국에서 90여 개 업체가 참여해 150개 부스를 운영하며, 약 15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커핑 경연대회 ‘GPCC in 영도’가 전국 규모로 확대되어 원두 품질과 블렌딩 실력을 겨루는 전문 경연이 펼쳐집니다.
이외에도 커피소년과 경서예지 같은 초청 가수의 공연, 커피아트 드론 라이트쇼, 무비나잇(영화 상영회) 등 일반 관람객을 위한 다양한 즐길거리가 마련됩니다. 전문 프로그램으로는 커피 산업계 유명 인사들의 특강과 비즈니스 상담을 위한 업무용 시음회가 운영되어, 축제가 단순한 문화 행사를 넘어 비즈니스 네트워킹의 장으로 기능합니다. 부산시와 영도구는 약 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영도를 ‘글로벌 커피 도시’로 브랜딩하며, 커피 관련 창업, 제조, 유통을 아우르는 미래 산업으로의 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영도 커피 페스티벌은 지역 기반 업체인 모모스커피를 제외하고 전반적인 인프라가 다소 부족하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예를 들어, 대규모 행사에 비해 주차 시설이나 대중교통 접근성이 개선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친환경 축제를 지향하며 개인컵 지참 시 10%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일회용품 사용 감소를 위한 보다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합니다.
지난해 부산 영도구 아미르공원 일대에서 열린 ‘글로벌 영도커피페스티벌’ 현장에서 시민들이 행사를 찾은 모습. 부산일보DB
연희 커피 페스티벌 : 스페셜티 커피의 도시적 실험
서울 연희동에서 열리는 연희 커피 페스티벌은 2024년 4월 첫 주말에 개최된 민간 차원의 소규모 지역 축제로, 스페셜티 커피와 지역 상권의 결합을 성공적으로 보여준 사례입니다. 매뉴팩트, 디폴트밸류, 로우키 등 전국적으로 유명한 스페셜티 커피 매장과 다크에디션, 비전스트롤, 커피가게동경, 프로토콜, 룩백 같은 독립 로스터리들이 연합해 축제를 꾸렸습니다. 또한, 피터팬, 폴앤폴리나, 돌파운드, 에브리띵베이글, 블루레시피 등 지역 기반 베이커리와 디저트 전문점들이 참여해 대중성과 전문성을 모두 갖춘 행사로 주목받았습니다.
연희 커피 페스티벌의 성공 요인은 실력 있는 업체들의 과감한 협업과 다채로운 프로그램에 있습니다. 국가대표 바리스타의 특별 레시피 시연, 프렌치 셰프와 바리스타가 선보이는 커피와 프렌치 코스의 페어링, 카페 드로잉 아티스트와의 체험 수업, 커피 칼럼니스트의 큐레이션 커피 투어 등은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특히, 스탬프 투어를 완료한 방문객에게 제공된 한정판 드립백 세트는 게릴라 마케팅의 성공 사례로 평가받으며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 축제는 대형 행사장 없이 연희동 거리를 산책하며 커피와 음식을 즐기는 형식으로, 메종, 디에디트, 아이즈매거진 같은 트렌드 매체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소규모 축제임에도 불구하고 커피와 푸드 업체들의 진정성과 실력을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지역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다만, 연희 커피 페스티벌은 소규모 행사 특성상 일부 매장에서 긴 대기 시간이 발생하거나, 구도심의 특성상 주변 편의 시설이 부족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향후 대기 시간 관리와 편의 시설 확충을 통해 방문객의 만족도를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4월 열린 연희 커피 페스티벌 공식 포스터.
커피 축제의 의의와 미래
강릉, 영도, 연희 커피 축제는 각각 지역적 특색과 목표를 반영하며 한국 커피 문화의 다양성을 보여줍니다. 강릉은 전통과 규모를, 영도는 산업과 글로벌 네트워킹을, 연희는 지역 기반의 소규모 협업과 트렌드를 강조합니다. 이들 축제는 지역 경제 활성화, 관광 유입, 커피 문화 확산에 기여하며, 코로나19 이후 자영업 상권 회복에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각 축제는 개선점도 안고 있습니다. 강릉은 젊은 층을 사로잡을 현대적 프로그램이 필요하고, 영도는 인프라 확충과 친환경 노력이, 연희는 편의 시설과 대기 시간 관리가 요구됩니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며 확장성, 대중성, 편의성을 강화한다면, 한국의 커피 축제들은 더욱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문화 행사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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