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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아이스크림 가격 상승의 배경 : 코코넛 오일 공급난 이야기

궁금이

by 인앤건LOVE 2025. 5. 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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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이면 시원한 아이스크림 한 입으로 더위를 날려버리곤 하죠. 하지만 이번 여름, 아이스크림을 즐기는 데 약간의 우울한 소식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로 코코넛 오일 가격의 급등으로 인해 아이스크림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소식입니다. 오늘은 이 문제의 배경과 원인, 그리고 소비자들에게 미칠 영향을 자세히 살펴보려 합니다.


코코넛 오일, 왜 이렇게 비싸졌을까?

코코넛 오일은 아이스크림 제조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원재료입니다. 부드러운 식감을 유지하고, 냉동 상태에서도 아이스크림이 쉽게 녹지 않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죠. 특히 초콜릿 코팅이 들어간 아이스크림, 예를 들어 유니레버의 ‘매그넘’ 같은 제품이나 비건 아이스크림에서 코코넛 오일은 필수적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 코코넛 오일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합니다.

세계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2025년 5월 21일 기준으로 유럽으로 배송되는 필리핀산 코코넛 오일 도매가격은 톤당 2,72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2011년의 전고점(약 2,300달러)을 넘어선 수치로, 올해 들어서만 37.8%나 급등했으며, 2년 전(1,047.7달러)과 비교하면 무려 1.6배 비싸진 가격입니다.

이렇게 가격이 오른 주요 원인은 공급 부족입니다. 전 세계 코코넛 오일의 약 75%를 생산하는 필리핀과 인도네시아가 지난해 엘니뇨 현상으로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코코넛은 풍부한 일조량과 규칙적인 강수를 필요로 하는 작물인데, 엘니뇨로 인해 강수 패턴이 불규칙해지면서 코코넛 생산량이 줄어들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2025년 코코넛 오일 생산량은 전년 대비 10% 감소한 약 360만 톤에 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상 최고치 경신한 코코넛오일 가격(사진=블룸버그 캡처)


코코넛 오일 수요 증가의 또 다른 이유

공급 감소 외에도 수요 증가가 코코넛 오일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최근 코코아 가격이 폭등하면서 초콜릿 제조업체들이 코코넛 오일을 대체 원료로 선택하고 있습니다. 코코아 가격은 2024년 한 해 동안 172%나 상승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이후 대체재 사용으로 인해 수요가 줄면서 2025년 2월 기준 톤당 9,100달러로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코코아는 비싸기 때문에, 많은 업체들이 코코넛 오일을 사용해 초콜릿 함량을 줄이는 전략을 택하고 있습니다. 이는 코코넛 오일의 수요를 더욱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죠.

또한, 필리핀에서는 코코넛 오일이 바이오디젤의 원료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한 X 게시물에 따르면, 디젤 사용량 증가로 인해 코코넛 오일이 바이오디젤로 전환되면서 식품용 공급이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산업에서의 수요 증가가 코코넛 오일 가격 상승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아이스크림 가격에 미치는 영향

코코넛 오일 가격 상승은 아이스크림 제조 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코코넛 오일은 아이스크림의 부드러운 질감을 유지하고, 녹는 속도를 조절하는 데 필수적이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면 제조 원가가 상승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여름철, 빙과업계의 성수기를 앞두고 이러한 원재료 가격 급등은 소비자들에게 더 비싼 아이스크림 가격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아이스크림 가격은 꾸준히 상승해 왔습니다. 2024년 6월 기준, 한국물가정보의 조사에 따르면 주요 아이스크림 브랜드(롯데웰푸드, 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의 가격은 2019년 대비 30~40% 인상되었습니다. 이는 코코넛 오일뿐 아니라 설탕(42.9% 상승), 우유(16.9% 상승), 계란 및 물엿(40% 이상 상승) 등 다른 원재료 가격 상승과 코로나19, 러-우 전쟁 등으로 인한 물류비 및 인건비 증가의 복합적인 영향 때문입니다. 여기에 코코넛 오일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2025년 하반기 추가 가격 인상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특히,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하겐다즈는 2024년 4월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11% 감소했지만, 일반 아이스크림 제품들은 여전히 높은 수요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롯데웰푸드의 ‘월드콘’은 2024년 4월 매출이 전년 대비 26% 증가하며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인기 제품들마저 코코넛 오일 가격 상승으로 인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소비자들에게 미칠 영향과 대안은?

코코넛 오일 가격 상승은 아이스크림뿐 아니라 다양한 식품 및 비식품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큽니다. 코코넛 오일은 비누, 화장품, 헤어케어 제품 등에서도 널리 사용되기 때문에, 이들 제품의 가격도 오를 수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여름철 디저트를 즐기는 데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그렇다면 대안은 없을까요? 일부 전문가들은 제조업체들이 코코넛 오일 사용량을 줄이고 다른 대체재를 활용할 가능성을 언급합니다. 예를 들어, 코코아 가격 상승 시 초콜릿 제조업체들이 합성 초콜릿이나 인조 지방을 사용했던 것처럼, 아이스크림 업체들도 대체 지방을 도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코코넛 오일이 주는 독특한 식감과 안정성을 완벽히 대체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 또한 할인점이나 대형마트에서 반값 아이스크림을 구매하는 등 비용 절감을 위한 선택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2017년 KBS 뉴스에 따르면,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제조사로부터 공급받는 가격에 30~33%의 마진을 붙여 판매하는데, 이는 권장소비자가격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입니다. 예를 들어, 800원짜리 돼지바는 할인점에서 400원에 구매할 수 있죠. 이런 할인 채널을 활용하면 가격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의 전망

블룸버그는 “코코넛 오일의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면서 가격은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상 기후로 인한 생산량 감소와 다양한 산업에서의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코코넛 오일 가격은 당분간 안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아이스크림뿐 아니라 관련 제품들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 인상을 받아들이거나, 대체 디저트를 찾는 등 새로운 선택을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예를 들어, 비빔면이나 얼음 음료 등 여름철 다른 식품들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21년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비빔면 시장에서도 겨울 에디션을 출시하며 계절에 구애받지 않는 마케팅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코코넛 오일 가격 상승은 단순히 원재료 가격 문제 이상으로, 이상 기후와 산업 수요의 복잡한 상호작용이 낳은 결과입니다. 여름철 아이스크림을 사랑하는 우리에게는 다소 씁쓸한 소식이지만, 이런 변화 속에서도 현명한 소비를 통해 즐거움을 이어갈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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