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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의 위기: 1조7382억 역사상 최대 손실과 자본잠식의 실태

머니 스토리

by 인앤건LOVE 2025. 4. 2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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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금융의 버팀목, 흔들리는 새마을금고

새마을금고는 1963년 설립 이후 서민금융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 잡아왔다. 하지만 2025년, 전국 1276개 새마을금고가 지난해 기록한 1조7382억 원의 순손실은 창립 이래 최대 규모로,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 특히, 자산 규모가 큰 우량 금고들마저 부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며 경영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부실한 금고를 합병해 우량화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합병 금고가 첫해부터 자본잠식을 겪는 등 구조적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새마을금고의 역사적 손실 배경, 자본잠식 실태, 합병 정책의 한계, 그리고 향후 과제를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1. 새마을금고의 역사상 최대 손실: 1조7382억 원의 충격

손실의 규모와 원인

2024년, 새마을금고는 전국 1276개 단위 금고가 총 1조7382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창립 60여 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냈다. 이는 2023년 순이익 860억 원에서 급격히 적자로 전환한 결과로, 주요 원인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부실과 이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2023년 5조4558억 원에서 2024년 7조205억 원으로 1조5647억 원(28.7%) 증가했다. 이는 부실 채권 회수 가능성이 낮아진 상황에서 손실 흡수 능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 기조는 PF 대출의 연체율을 급등시켰다. 2024년 말 전체 연체율은 6.81%로, 2023년 5.07%보다 1.74%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기업대출 연체율은 10.41%로 전년 대비 2.67%포인트 증가하며 부실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부실 채권 비중)도 9.25%로, 전년보다 3.7%포인트 급등했다. 이러한 자산 건전성 악화는 새마을금고의 재무 상태를 더욱 취약하게 만들었다.

2023년 뱅크런 사태의 여파

2023년 여름, 새마을금고는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뱅크런)로 큰 위기를 겪었다. 일부 금고의 부실 PF 대출 소식이 퍼지며 예금자들의 불안이 확산되었고, 이는 전국적 신뢰 위기로 이어졌다. 당시 행정안전부와 금융당국은 예금 보호와 자금 지원으로 위기를 진정시켰지만, 부실 채권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았다. 2024년 적자 금고는 772곳(전체의 61%)으로, 2022년 45곳, 2023년 431곳에서 급증하며 뱅크런의 후유증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 자본잠식 : 우량 금고마저 흔들리는 경고 신호

자본잠식의 의미와 실태

자본잠식이란 순자산이 자본금(새마을금고의 경우 회원 출자금)보다 적어지는 상태로, 경영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심각한 신호다. 2024년, 자산 규모 상위 50개 대형 금고 중 6개가 부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이들 금고는 경기도(5개)와 대구(1개)에 위치하며, 절반(3개)은 2023년에는 정상 상태였다가 2024년에 자본잠식으로 전환되었다. 특히, 대구의 한 금고는 경영 합리화를 위해 신설 합병된 첫해부터 자본잠식을 겪으며 합병 정책의 한계를 드러냈다.

이들 금고는 자본적정성과 자산건전성 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았다. 새마을금고중앙회의 경영실태평가(1~5등급)에서 자본잠식 금고 중 2개는 종합 4등급으로, 경영개선 요구 대상이 되었다. 특히, 순고정이하여신비율(부실 채권 비율)이 9%를 초과해 최저 등급(5등급)을 받은 금고가 다수였다. 이는 부실 채권의 급증이 자본잠식을 가속화했음을 보여준다.

상위 금고의 위기 : 전체 금고로의 파급 우려

상위 50개 금고는 총자산 1조 원 이상의 대형 금고로, 전체 금고의 재무 건전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들 중 31개(62%)가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18개는 2023년 순이익에서 2024년 적자로 전환했다. 44개 금고는 전년 대비 실적이 악화되었으며, 이는 우량 금고마저 부동산 PF 부실과 경기 침체의 영향을 피해 가지 못했음을 나타낸다. 이러한 위기는 중소 규모 금고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전체 새마을금고의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다.


3. 합병 정책 : 부실 금고 우량화의 한계

합병 추진 현황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부실 금고의 건전성 회복을 위해 인근 우량 금고와의 합병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2023년 뱅크런 사태 이후 24개 금고가 합병되었으며, 2024년에는 금고구조개선본부를 신설해 자본적정성과 자산건전성을 기준으로 합병 대상을 선정했다. 행정안전부는 2025년 7월 새마을금고법 시행에 맞춰 자산관리회사를 설립해 부실 채권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추가 합병을 통해 부실 금고를 우량화할 계획이다.

합병의 한계와 문제점

그러나 합병이 만능 해결책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의 한 신설 합병 금고가 첫해부터 자본잠식을 겪은 사례는 합병 후에도 부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합병은 부실 금고의 채권과 부채를 우량 금고가 떠안는 구조로, 우량 금고의 재무 건전성을 오히려 악화시킬 위험을 안고 있다. 또한, 자본잠식에 대한 명확한 감독 기준이 없어 개별 금고의 건전성 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자본잠식 금고들이 순자본비율 4% 이상을 유지하고 있어 즉각적인 위험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합병만으로는 부동산 PF 부실과 경기 하방 압력을 극복하기 어렵다고 경고한다. 중앙회는 경영개선계획 제출, 이익배당 제한 등 추가 조치를 통해 자본잠식을 해소할 수 있다고 낙관하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4. 새마을금고 위기의 사회적 파급 효과

서민금융의 신뢰도 하락

새마을금고는 예금자 2150만 명, 총자산 288조6000억 원(2024년 말 기준)에 달하는 서민금융의 핵심 기관이다. 그러나 1조7382억 원의 손실과 772개 적자 금고, 336개 고정이하여신비율 10% 이상 금고는 서민들의 신뢰를 흔들고 있다. 2023년 뱅크런 사태의 재발 가능성은 낮지만, 자본잠식과 부실 채권 문제가 지속되면 예금자 불안이 재점화될 수 있다.

배당 논란과 회원 피해 우려

놀랍게도, 새마을금고는 역대 최대 적자에도 불구하고 약 2800억 원의 출자배당금을 지급했다. 평균 배당률은 2.6%로, 2022년(4.9%), 2023년(4.4%)보다 낮아졌지만, 부실 금고마저 배당을 강행한 사례가 확인되었다. 이는 회원들의 출자금을 보호하기보다 단기적 만족을 우선시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자본잠식이 심화되면 회원 출자금의 손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역 경제와 서민층 영향

새마을금고는 지역사회 기반의 금융기관으로, 부실화는 지역 경제에 직접적 타격을 준다. 특히, 소상공인과 저소득층이 의존하는 가계대출(76조5000억 원)과 기업대출(107조2000억 원)이 위축되며 서민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24년 총대출은 183조7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조4000억 원 감소했으며, 이는 대출 수요 감소와 함께 금고의 보수적 대출 정책을 반영한다.


5. 새마을금고의 과제와 미래 전망

부실 채권 정리와 건전성 강화

새마을금고는 부실 채권 정리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2025년 설립 예정인 자산관리회사는 부실 채권 매각과 관리의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PF 대출의 무분별한 확대를 억제하고, 연체율 관리와 대손충당금 적립을 체계화해야 한다. 행정안전부와 금융감독원의 합동감사는 부실 금고의 조기 발견과 구조조정을 촉진할 수 있다.

합병 정책의 재검토

합병은 부실 금고의 우량화를 위한 단기적 해법일 뿐, 장기적 안정성을 보장하지 못한다. 중앙회는 합병 대상 선정 기준을 강화하고, 합병 후 재무 건전성 모니터링을 철저히 해야 한다. 자본잠식에 대한 명확한 감독 기준을 마련해 부실 확대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서민금융의 역할 재정립

새마을금고는 서민금융의 본질로 돌아가 신뢰 회복에 힘써야 한다. 회원 출자금 보호를 최우선으로 삼고, 불필요한 배당을 자제하며 자본을 충실히 해야 한다. 또한,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소상공인 지원, 금융 교육 등 사회적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미래 전망

새마을금고는 2025년에도 경기 하방 압력과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이라는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그러나 자산관리회사 설립, 합병 구조 개선, 감독 체계 강화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건전성을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부실 채권 정리가 지연되고 자본잠식이 확대되면 서민금융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 새마을금고의 위기 극복 여부는 한국 금융시장과 서민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위기 속 새마을금고의 재도약을 기대하며

1조7382억 원이라는 역사상 최대 손실과 자본잠식 위기는 새마을금고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부동산 PF 부실, 뱅크런의 후유증, 합병 정책의 한계는 서민금융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그러나 새마을금고는 여전히 288조 원의 자산과 2150만 예금자를 보유한 거대한 금융기관이다. 부실 채권 정리, 건전성 관리, 회원 중심의 경영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다면, 새마을금고는 다시 서민금융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2025년은 새마을금고의 재도약을 위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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