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5 결산, AI 대세와 중국의 부활
[CES 2025 결산] AX와 비즈니스, 그리고 중국
이코노믹리
CES 2025는 AI를 중심으로 '몰입(Dive In)'이라는 생태계에 집중해 AI 기술의 부상과 채택, 모빌리티의 새로운 움직임, 지속가능성과 인간안보, 정밀 헬스케어 테크, 공생적 스마트홈 등에서 의미있는 인사이트를 보여줬다. 양자 컴퓨팅, 에너지 전환, 생성형AI+모빌리티를 중심으로 AR 및 VR과 MR, 디지털 헬스케어, 스마트홈과 5G+, 푸드테크, 핀테크, 스페이스 테크로 영역을 확장하며 최첨단 ICT 기술이 어떻게 현실과 만날 수 있는지 보여줬다는 평가다.
최초 가전제품 전시회에서 시작했으나 점점 그 영역을 넓혀 IT 소프트웨어 전반으로 판을 키운 후 이제는 인간안보와 지속가능성과 같은 거대 IT 담론을 품어가는 추세다. 실제로 CES 2024에서 기술 중심으로 전 지구적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을 고민했다면, CES 2025는 지속가능성과 혁신의 결합으로 미래를 재정의하는 더 큰 그림에 주목했다.
육해공 전반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모빌리티와 UAM은 물론 중장비와 건설기계의 전동화 및 자율주행 기술력도 빠질 수 없다. 여기에 삼성의 AI 로봇 및 마이크로 LED 및 현대자동차의 스마트 시티, SKT의 UAM은 물론 LG의 OLED TV까지 광범위한 기술 영역의 확장도 관전 포인트였다. 일본의 토요타가 5년 만에 CES 현장으로 돌아오는 것도 화제였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기조연설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글로벌 슈퍼 컴퓨터의 76%를구동하는 엔비디아 AI 컴퓨팅의 미래 전망을 모색하는 한편 AI 플랫폼인 옴니버스와 로보틱스 관련 기술에 대한 발표가 호평을 받았다.
유키 구수미 파나소닉 CEO는 지속가능한 미래 실현을 키워드로 삼아 기술 인프라의 미래 및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한 에너지 기술 개발 및 순환 경제에 대한 비전을 발표했고 줄리엣 스위트 액션츄어 CEO도 AI와 데이터 기술을 통한 기업 혁신을, 마틴 룬드스테트 볼보 CEO는 지속가능한 교통과 인프라의 미래를,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CEO도 기술과 인간의 연결을 통한 여행의 미래를 강조했다.
'돌아온 중국'도 관전 포인트였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한동안 라스베이거스에서 보이지 않던 중국 기업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내 관심을 끌었다.

출처 : 연합뉴스
AX, 피할 수 없는 키워드
CES 2025의 핵심 키워드를 '하나만' 잡으라면 역시 AX(AI 변환)다. 수 많은 기업들이 AI로 총집결한 가운데 올해 CES 2025에서는 기술에서 비즈니스로 패러다임 시프트를 시도한 AX의 미래가 펼쳐졌다. 소비자 가전, 자동차, 건설기계장비 등 전 산업 영역에 AX가 스며들며 실체적인 비즈니스 로드맵을 그리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CTA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93%가 생성형 AI를 인지하고 있으며, 61%가 업무에 AI 도구를 활용하고 있다.
가전에서 자동차, 농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서 자율화 기술이 적용된 제품과 서비스가 등장하며, 기술의 범용성과 가능성을 입증했다. 현대차그룹은 완전 자율주행 차량과 물류 로봇 네트워크를 선보이며 교통과 물류의 미래를 그려냈다.
음성 AI 기반 개인 뷰티 어드바이저 ‘뷰티지니어스(BeautyGenius)’를 개발한 로레알 등 영역과 경계를 가리지 않는 AX 전반의 새로운 기회들이 CES 2025 현장을 가득 메웠다.
심지어 농업과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AX 기술이 큰 관심을 받았다. 미국의 농업 기술 스타트업들은 자율 운영이 가능한 드론과 로봇을 활용해 농작물 관리, 수확, 병해충 방제를 자동화하는 솔루션을 공개했다. 헬스케어 기업들은 환자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긴급 상황에서 자동 대응이 가능한 스마트 디바이스를 소개하며 AX 기술이 의료 혁신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음을 강조했다.
AI 기술이 이미 소비자들의 일상적인 구매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실제로 CTA 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64%가 온라인 쇼핑 시 AI 도구를 활용하고 있으며, AI 리테일 시장은 70억 달러, 가상 피팅 시장은 2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바탕으로 CTA는 2025년 미국 테크 시장이 전년 대비 3.2% 성장한 537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부문이 184억 달러로 4.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하드웨어 부문도 353억 달러로 2.6% 성장이 예상된다.
CES 2025에서는 AX 기술이 단순한 개념을 넘어 실제 제품과 서비스로 구현된 사례가 대거 발표되며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AX 기술이 다양한 산업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며 경제와 생활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출처 : 연합뉴스
'양자의 전성시대'
엔비디아가 구글과 함께 양자 컴퓨팅 협력에 나선다는 소식이 발표되며 자연스럽게 CES 2025의 핵심 키워드로 '양자 컴퓨팅'이 부각됐다.
양자적 조합의 형태인 큐비트를 이용해 연산을 하며 양자중첩, 양자얽힘, 불확실성을 통한 병렬처리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큐비트는 전통적인 컴퓨터의 비트(Bit)에 대응하는 개념이며 AI로 보면 파라미터로 비유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숫자가 많으면 고성능을 의미하지만, 이를 얼마나 유기적으로 잘 연결하느냐에 따라 시너지의 파급력이 달라진다.
판이 흔들린 것은 역시 최근 발표된 구글 윌로우다. 강력한 기술 우위를 중심으로 순식간에 양자 컴퓨팅에 대한 모두의 시선을 빨아들였다. 현 상황에서 기존 슈퍼 컴퓨터로 약 10의 25제곱 년이 걸릴 연산을 1분 이내에 처리할 수 있는 윌로우는 시커모어를 뛰어넘는 '괴물'로 평가받고 있다.
물론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양자 컴퓨팅 상용화 가능성에 거리를 두며 초반 분위기는 가라앉았으나, 그 큰 그림은 CES 2025는 물론 올해 ICT 빅테크 업계를 관통할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 : 연합뉴스
영역의 확장
CES는 이제 기술을 보여주는 자리를 넘어 글로벌 산업의 협력과 경쟁을 촉진하는 무대로 평가받고 있다. 주요 IT 기업뿐 아니라 자동차, 헬스케어, 농업, 물류 등 전통 산업군까지 CES를 통해 새로운 기술적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디지털 헬스와 웰빙을 비롯해 모빌리티와 산업의 큰 그림도 CES 2025의 핵심 중 하나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에 마련된 모빌리티, 산업장비 및 기계산업 부스에는 존디어를 비롯해 글로벌 유수의 '하드웨어 기업'들이 이름을 올렸다. 모빌리티 산업은 전기화(Electrification), 연결성(Connectivity), 자율주행(Autonomy) 및 산업용(Industrials)을 중심으로 혁신을 거듭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여기에 소형모듈원자로(SMR)을 중심으로 하는 지속가능성, 에너지 전략의 큰 그림도 눈길을 끈다. 재생 에너지 활용, 탄소 중립 기술, 친환경 소재를 적용한 혁신적인 제품들이 대거 전시되며 기술 산업이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AI 수요 증가에 따른 전력 인프라 확충, 엔비디아의 어스2 등 디지털 트윈과 스마트 시티 기술도 각광을 받았다. 또 스타트업 부스에서는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한 배터리 기술과 스마트 그리드 솔루션이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에이징 테크도 대거 등판했다. CTA 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80%가 스마트홈 기술을 에이징 테크로 인식하고 있으며, 52%는 이미 에이징 테크 제품을 하나 이상 보유하고 있다.
한편 CES 2025를 통해 전 세계 기술 업계는 기술 발전의 기회뿐 아니라 해결해야 할 도전 과제도 함께 확인했다. 자율화와 연결성을 기반으로 한 기술이 더욱 확산되면서 개인 정보 보호와 사이버 보안 문제가 부각되었으며, 지속 가능성을 위한 기술적 노력과 경제적 수익성 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CES 2025가 우리에게 던진 화두다.

출처 : 이코노믹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