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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천국 싱가포르, QR 코드로 바뀌는 결제의 미래

인앤건LOVE 2025. 6. 15. 12:31

싱가포르는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자산이 일상 속 깊이 스며든 나라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결제 시스템이 빠르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의 대표적인 슈퍼앱 ‘그랩’을 통해 QR 코드를 찍으면 1초 만에 커피 결제가 완료되는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투자 자산을 넘어 실생활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으며, 싱가포르를 가상자산 허브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싱가포르의 스테이블코인 결제 혁신과 그 의미, 그리고 한국과의 비교를 통해 디지털 결제의 미래를 조명해 보겠습니다.


스테이블코인, 결제의 새 패러다임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와 같은 법정화폐에 가치가 고정된 암호화폐로, 가격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달리 안정성을 자랑합니다. 대표적으로 테더(USDT)와 USDC는 1코인이 1달러로 고정되어 있어 결제와 송금에서 신뢰할 수 있는 수단으로 사용됩니다. 싱가포르에서는 이러한 스테이블코인이 일상 결제에 깊이 통합되어 있습니다. 특히 동남아시아 최고의 슈퍼앱 ‘그랩’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USDT, USDC, 그리고 싱가포르 달러와 연계된 XSGD까지 5개 가상자산을 결제 수단으로 지원하며, 택시, 음식 배달, 쇼핑 등 다양한 서비스를 원활하게 연결합니다.

그랩 앱을 사용하면 QR 코드를 단말기에 대는 것만으로 결제가 순식간에 완료됩니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그랩 앱으로 QR 코드를 스캔하면 USDT로 결제가 끝나며, 복잡한 환전 과정이나 신용카드 네트워크를 거칠 필요가 없습니다. 이는 단순히 기술적 혁신을 넘어 사용자 경험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사례입니다. 스테이블코인 결제는 마치 포인트를 사용하는 듯한 직관적인 경험을 제공하며, 결제 속도와 편리함에서 기존 신용카드를 압도합니다.


 

그랩, 싱가포르의 생활을 바꾸다

그랩은 동남아시아의 ‘우버’로 불리며, 승차 공유에서 시작해 음식 배달, 마트 쇼핑, 결제까지 포괄하는 슈퍼앱으로 성장했습니다. 한국의 카카오택시, 배달의민족, 삼성페이를 합친 듯한 플랫폼으로, 싱가포르에서는 여행과 일상생활에서 필수적인 도구로 자리 잡았습니다. 2024년 3월, 그랩은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가상자산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며, USDT, USDC, XSGD 등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결제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택시를 타거나 음식을 주문할 때 QR 코드를 스캔해 즉시 결제할 수 있습니다.

그랩의 결제 시스템은 특히 외국인에게도 친화적입니다. 한국인도 현지 유심이나 본인 인증을 통해 그랩 계정을 생성하고, 국내 거래소에서 구매한 스테이블코인을 그랩 지갑으로 전송해 결제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빗썸에서 USDT를 구매한 뒤 바이낸스를 통해 그랩으로 전송하면, 싱가포르 현지에서 환전 없이 바로 결제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폴리곤 네트워크를 이용하면 송금 수수료가 약 28원으로 저렴해, 기존 국제 송금(SWIFF)의 2~3일 소요와 수만 원의 수수료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싱가포르의 스테이블코인 결제는 그랩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소니 싱가포르는 2025년 4월 크립토닷컴과 협력해 온라인 스토어에서 USDC와 USDT 결제를 도입하며, 전자제품 구매를 가상자산으로 가능하게 했습니다. 대표적인 백화점 체인 메트로는 4개의 스테이블코인 결제 시스템을 운영하며, 쇼핑객들이 QR 코드로 빠르게 결제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또한, 카펠라 호텔그룹은 싱가포르와 몰디브 지점에서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도입해 관광 산업에서도 활용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통화청(MAS)은 스테이블코인이 안정적인 규제 아래 널리 사용될 잠재력을 가진 결제 수단이라고 평가하며,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2024년 말 기준, 싱가포르는 블록체인 특허 1600개, 관련 일자리 2433개, 가상자산 거래소 81개를 보유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했습니다. 이는 홍콩(82.7점), 에스토니아(81.5점)를 제치고 종합 점수 85.4점으로 1위를 차지한 결과로, 싱가포르의 가상자산 허브로의 도약을 보여줍니다.


기존 결제와의 비교 : 속도와 경제성

스테이블코인 결제의 가장 큰 장점은 속도와 경제성입니다. 싱가포르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할 경우, 마스터카드나 비자 네트워크를 통해 각국 금융기관을 거치며 최소 5초 이상이 걸립니다. 또한, 환전 여부와 정산 시점의 환율을 선택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 필요합니다. 반면, 그랩의 스테이블코인 결제는 QR 코드를 스캔하면 1초 이내에 완료되며, 환전이나 정산 과정이 없습니다. 이는 현금 결제와 유사한 직관성을 제공하며, 사용자가 추가 비용이나 복잡한 절차를 걱정할 필요 없게 만듭니다.

송금 수수료도 스테이블코인의 강점입니다. 예를 들어, 폴리곤 네트워크를 이용한 USDT 송금은 건당 약 28원으로, 이더리움(약 3500원)이나 솔라나(약 700원)에 비해 훨씬 저렴합니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를 통한 해외 송금은 2~3일이 걸리고 수만 원의 수수료가 부과되는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즉시 송금과 저렴한 비용으로 혁신적인 대안을 제시합니다. 이러한 경제성은 가상자산 업계에서 카드사 수수료를 대체할 가능성을 보여주며, 결제 산업의 판도를 바꾸고 있습니다.


한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제의 벽

한국은 싱가포르와 달리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강력한 규제로 인해 스테이블코인의 일상적 활용이 제한적입니다. 2022년 도입된 트래블룰로 인해 국내 거래소에서 해외 앱으로 가상자산을 전송하는 과정이 복잡하며, 추가적인 인증과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빗썸에서 USDT를 구매해 그랩으로 전송하려면 바이낸스와 같은 해외 거래소를 거쳐야 하며, 이는 사용자 경험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한국에서 스테이블코인은 주로 투자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해시드오픈리서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투자자의 60.7%가 해외 거래소에서 투자 목적으로 보유하며, 달러 자산 확보(37.7%), 재정 거래(29.7%), 예치 이자 수익(24.3%) 등이 주요 용도입니다. 실생활 결제보다는 자산 보존이나 송금 수단으로 활용되는 ‘반쪽짜리’ 상황입니다.

최근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2025년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후보는 외화 유출 방지를 위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며, 이준석 후보는 루나 사태를 언급하며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낮은 유동성과 달러 대비 변동성으로 인해 1:1 페깅 유지와 해외 호환성에서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확산과 미래

스테이블코인의 활용은 싱가포르를 넘어 글로벌 트렌드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유럽은 2024년 가상자산시장법(MiCA)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준비금 관리 기준을 마련하며 유로 기반 결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카펠라 호텔그룹, 소니, Time지 등 글로벌 기업들이 USDT와 USDC를 결제 수단으로 채택하며, 암호화폐의 대중화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스테이블코인 활성 지갑 수는 1년 만에 50% 급증했으며, 시가총액은 2314억 달러에 달합니다.

스테이블코인은 개인 정보 보호와 거래 효율성에서도 강점을 보입니다. 은행 카드 결제는 이름, 카드 번호 등 개인 정보를 요구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은 익명성을 유지하며 빠르고 저렴한 거래를 가능하게 합니다. 이는 온라인 쇼핑에서 개인 정보 보호를 중시하는 사용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합니다.


한국이 나아갈 길

싱가포르의 사례는 한국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블록체인 기술과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결제 시스템은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고 경제적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금융 혁신을 통해 새로운 시장 기회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블록체인 산업에서 세계 8위를 기록하며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규제 완화와 인프라 구축이 필요합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은 외화 유출 방지와 국내 결제 생태계 강화를 위해 고려할 만하지만, 글로벌 호환성과 유동성 확보가 과제입니다. 싱가포르처럼 민간 기업과 정부가 협력해 가상자산 결제 인프라를 구축한다면, 한국도 디지털 결제의 선도국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디지털 결제의 새 시대

싱가포르의 스테이블코인 결제는 QR 코드 한 번으로 커피에서 전자제품, 호텔 예약까지 가능한 세상을 보여줍니다. 그랩을 중심으로 한 혁신적인 결제 시스템은 속도, 경제성, 편리함에서 기존 금융 시스템을 압도하며, 가상자산이 단순한 투기 자산이 아닌 실생활 도구로 자리 잡았음을 증명합니다. 한국은 규제와 기술적 제약으로 뒤처져 있지만, 싱가포르의 성공 사례를 참고해 디지털 결제의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화폐를 넘어, 글로벌 경제와 개인의 삶을 연결하는 새로운 다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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