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탕 음료 공세에 콜라 ·사이다 눈물
롯데칠성 음료 10년 만에 적자
코카콜라는 사상 첫 희망퇴직
'저당 트렌드' 거세져 소비 급감
당 섭취가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둘러싸고 우려가 커지자 탄산음료를 비롯한 음료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칠성 음료 부문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냈다. 코카콜라는 LG생활건강에 인수된 후 처음 희망퇴직을 받았다.

1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4분기 음료 부문에서 영업손실 80억원을 기록했다. 음료 부문에서 분기 적자를 낸 것은 2015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전체 기준 음료 부문 영업이익은 1042억원으로 전년(1620억원) 대비 35.7% 급감했다. 지난해 4분기 주류 부문을 포함한 롯데칠성음료의 영업이익은 92억원으로 증권사 추정치를 67.5% 밑돌았다. 칠성사이다 등 탄산음료 매출이 부진한 탓에 음료 부문이 적자를 본 영향이 컸다.

LG생활건강 음료 부문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1681억원으로 전년(2153억원)보다 21.9% 줄었다. LG생활건강 자회사 코카콜라음료는 지난해 말 2007년 LG생활건강에 인수된 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신청받았다. 코카콜라음료 매출 가운데 비중이 높은 제품은 코카콜라, 몬스터에너지, 파워에이드 순이다. 경쟁사 펩시가 제로음료 점유율을 급격히 늘리며 코카콜라가 타격을 받았다.

음료 회사 이익이 급격히 줄어든 것은 탄산음료 소비가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당 섭취를 줄이려는 ‘노당 트렌드’에 배달음식 시장 위축 등의 영향을 받았다. 탄산음료 주요 소비층인 젊은 층이 건강을 중시하면서 탄산음료 소비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음료 기업이 매출 하락을 막기 위해 마케팅 경쟁을 벌이면서 매출보다 이익 감소 폭이 더 컸다. 롯데칠성음료의 지난해 음료 부문 이익률은 5.5%로, 전년(8.3%) 대비 2.8%포인트 낮아졌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4분기 수요 위축에 대응해 1+1 등 판촉 행사를 늘린 게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저당 트렌드는 커피믹스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커피믹스 시장 규모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3년 커피믹스 시장 규모는 9559억원으로 전년 대비 9.9% 감소했다. 최근 동서식품이 ‘제로 커피믹스’를 출시한 것도 노당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